“중국이 착취하고 있다”…파키스탄 반군, 中영사관 테러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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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 자살폭탄 테러 공격이 시도된 파키스탄 카라치의 중국 영사관. 파키스탄군이 영사관을 지키고 있다. [AP=연합뉴스]

총격, 자살폭탄 테러 공격이 시도된 파키스탄 카라치의 중국 영사관. 파키스탄군이 영사관을 지키고 있다. [AP=연합뉴스]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중국 영사관이 자살 폭탄 테러 공격을 받아 현지 경찰 2명이 사망하고 1명은 중상을 입었다.

무장괴한 3명 총 쏘며 영사관 진입 시도 #경찰 2명 사망…"폭탄트럭도 있었다" #중국 일대일로 탓 파키스탄 경제 위기 #발로치스탄 해방군 "우리가 했다" 주장 #중국을 파키스탄의 경제난 원인으로 지목

23일(현지 시간) 오전 9시쯤 괴한 3명이 총을 쏘며 중국 영사관에 진입을 시도했지만 출동한 경찰에 의해 모두 건물 밖에서 사살됐다. AP통신은 “총격범 중 한 명이 자살폭탄 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아미르 샤이크 카라치 경찰청장은 “범인 3명이 폭발물을 가득 실은 차를 타고 왔다”며 “건물에 진입을 하진 못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무장 반군조직 발로치스탄 해방군(BLA)은 이번 테러시도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BLA는 “오늘 공격은 우리가 한 일이며 앞으로도 (테러를) 계속할 것”이라며 “중국은 압제자이며 우리의 재원을 착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BLA는 이날 트위터에 테러범 3명의 사진과 이름을 공개했다. [BLA 트위터]

BLA는 이날 트위터에 테러범 3명의 사진과 이름을 공개했다. [BLA 트위터]

이 단체는 이날 테러범 3명의 사진과 이름을 트위터에 공개했으나, 현재 트위터 계정은 정지된 상태다. BLA는 지난 8월에도 자신들이 중국인이 타고 있던 버스를 공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BLA가 중국을 겨냥한 이유는 파키스탄의 경제난의 원인이 중국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의 일환으로 파키스탄과 함께 460억 달러(52조원) 규모의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사업과 620억 달러(70조원)규모 인프라 구축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파키스탄은 이 같은 사업을 진행하며 무리한 자금을 들여 경제위기를 맞았다.

 총격, 자살폭탄 테러 공격이 시도된 파키스탄 카라치의 중국 영사관. [EPA=연합뉴스]

총격, 자살폭탄 테러 공격이 시도된 파키스탄 카라치의 중국 영사관. [EPA=연합뉴스]

이에 파키스탄은 지난 8월 새 정부 출범 후 철도사업 규모를 20억 달러 줄이는 등 일대일로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날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중국은 외교기관에 대한 어떤 폭력 행위에도 강하게 반대한다”며 “파키스탄 측에 중국민과 외교기관을 보호해달라고 구했다”고 밝혔다.

이번 테러 시도로 두 국가간 사업이 중단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겅솽 대변인은 “중국-파키스탄 경제 회랑 건설은 양국 평화와 번영에 중요한 사업으로 양국 국민의 폭넓은 지지 속에 질서 있게 추진되고 있다”며 “중국은 경제회랑 건설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격, 자살폭탄 테러 공격이 시도된 파키스탄 카라치의 중국 영사관 인근. [AP=연합뉴스]

총격, 자살폭탄 테러 공격이 시도된 파키스탄 카라치의 중국 영사관 인근. [AP=연합뉴스]

한편, 왕이(王毅) 외교부장은 “폭력행위에 대해선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키스탄과의 관계는 여전히 건재함을 드러냈다. 그는 샤 메흐무드 쿠레시 파키스탄 외무장관과 통화에서 “중국과 파키스탄의 우의를 훼손하려고 시도는 뜻대로 되지 않을 것”이라며 “파키스탄 경찰의 신속하고도 결단력 있는 행동으로 영사관 직원들이 안전할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김지아 기자 kim.j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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