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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 스태프 체불임금, 부산시가 예산으로 해결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난 10월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 영화제 개막식 한 장면. 송봉근 기자

지난 10월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23회 부산국제 영화제 개막식 한 장면. 송봉근 기자

부산시가 부산국제영화제의 단기계약직 스태프(인턴) 체불임금을 예산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22일 밝혔다. 체불임금은 지난 10월 영화제 개최 열흘 동안 149명의 시간 외 수당 1억2400만원 등 총 2억7000만원~3억원에 이른다.

오거돈 부산시장, 22일 관계자 만나 약속 #연말 추경 편성 때 예산 확보해 지급키로 #“영화제 관행상 그동안 시간외 수당 미지급”

오거돈 시장은 이날 오전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이사장 이용관) 스태프의 시간 외 수당 체불 문제를 제기한 ‘청년유니온’ 관계자를 만나 “체불임금을 BIFF가 지급할 수 있게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체불임금 지급이 당면 현안이어서 긴급 예산을 편성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오 시장은 이어 청년 유니온 관계자에게 임금체불의 재발 방지를 약속한 뒤 “지금까지 노동을 경시해온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고, 영화제에 국한하지 않고 다양한 영역에서 불법적 관행을 개선하고 노동 권익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는 이용관 영화제 이사장이 동석했다.

전용준 BIFF집행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일인 지난 10월 13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전용준 BIFF집행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일인 지난 10월 13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결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번 사태는 3개월 단위로 계약하는 단기계약직 스태프에게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아 촉발됐다. 청년 유니온이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체불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실제로 부산국제영화제에서는 그동안 관행적으로 단기계약직을 채용한 뒤 일당 외에 식대·교통비만 지급할 뿐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 지난 14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이사회는 부산시와 협의해 이를 시정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자치단체가 예산을 지원하면 영화제 측에서 시간 외 수당을 편성해야 하지만, 지금까지 관행처럼 예산편성을 하지 않아 문제가 됐다”며 “국내 6대 영화제가 모두 비슷한 실정이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시 의회의 협조를 얻어 다음 달 결산 추경예산 편성 때 체불임금 예산을 확보해 BIFF를 통해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종민 부산시의회 예산결산 특별위원장은 2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회적 약자의 문제여서 먼저 체불임금을 지급하는 방안을 모색한 뒤 BIFF 운영진에게 책임을 묻고 내년도 영화제 운영비를 삭감하는 방식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0월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 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송봉근 기자

지난 10월 4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 23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송봉근 기자

앞서 부산시는 문화예술 분야 출연기관의 투명성 제고와 자립성 확보 등 혁신을 위해 내년도 예산을 20% 일률적으로 삭감해 의회에 제출했다. 부산국제영화제도 예외가 아니어서 올해 대비 20억원 삭감한 40억5000만원만 편성해 제출했다. 시는 내년 2월까지 문화예술 분야 공공기관의 혁신방안을 분석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때 부족 예산을 보전하거나 증액·삭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오 시장 취임 이후 시 출연 공공기관 평가결과 최근 5년간 출연금의 19.6%를 불용처리하는 등 경영 행태가 개선되지 않아 취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부산시는 내년도 문화예술 분야 예산을 지난해 대비 128억원(6.83%)이 증액된 1997억원을 편성해 의회에 제출했다.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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