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 띄우는 김병준 비대위, 자유·개혁 강조해 현 정부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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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YS)의 추모식을 열었다. 한국당이 당 차원에서 YS추모식을 연 것은 처음이다.

한국당은 지난 8일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김성태 원내대표가 공동추모위원장을 맡고, 152명이 참여하는 추모위원회를 구성했다. 이날 행사에는 한국당 지도부를 비롯해 김무성 의원, 박관용 전 국회의장, 김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국민대학교 특임교수 등이 참석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추모식 참석자들은 ‘YS 정신’에 대한 계승과 발전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젊은 정신, 통합정신, 개혁 정신을 한국당이 다시 되새기는 날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도 “국민을 편 가르고 세대를 대립시키고 과거 역사를 저주하며 국민 화해와 통합을 가로막는 오늘의 모습을 보면서 김 전 대통령은 얼마나 가슴 아프겠나”라고 말했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왼쪽)과 김현철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왼쪽)과 김현철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한국당이 YS 추모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은 최근 정국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정치권의 시각이다. YS를 고리로 보수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보수세력의 적통 이미지를 확고히 구축하겠다는 의도라는 해석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김 전 대통령은 1983년에 목숨을 건 단식투쟁으로 흩어졌던 민주진영을 하나로 만들었고, 3당 합당으로 거대한 결단을 했다”며 “탄핵을 겪으며 보수진영이 흩어진 이런 상태에서 또한번 지금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고 강조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도 “한국당은 김 전 대통령이 운영하시고 싸우고 길러왔던 과거 민주당(통일민주당)의 후신”이라고 한 뒤 “오늘의 한국당이 그 뿌리를 찾아서 역사를 바로 세우는 모습은 대단히 훌륭하다 생각한다. 이제 한국당은 전열을 정비하고 정부가 가는 잘못된 길을 비판하고 규탄하고 싸우는 야당의 모습을 갖추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20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3주기 추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와 함께 ‘민주화’와 ‘자유화’라는 YS의 상징성을 재조명하는 것도 김병준 비대위에는 적지 않은 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대위 관계자는 ”박정희 시대가 산업화와 경제 성장이었다면 YS 시대는 자유와 개혁을 화두로 꺼냈다"라며 ”비대위가 지향하는 방향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하듯 김 위원장도 이날 행사에서 "현 정부는 집권 1년 반이 넘도록 ’개혁’의 ’개’자도 꺼내지 못하고 있다"며 "기득권이 된 시민단체, 노조, 운동권 세력에 포획돼 끝까지 개혁을 못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관용 전 의장도 "이 정부는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에서 ‘자유’를 삭제하고 있다.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렇게 헌법을 개정하고 연방제를 추구하며 잘못 가고 있는 정권에 대해 오늘 다 같이 규탄하자"고 말했다.

또한 한국당은 의회주의자였던 YS의 면모를 강조해 현 정부의 ‘국회 패싱’을 비판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보이콧을 결정하는 의원총회에서 “민주주의를 신봉하고 의회주의를 실천했던 문민 대통령 이념과 정신을 민주당도 본받기 바란다"라고 꼬집었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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