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부 반영률 60%… 수행평가도 당락 영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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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의 수시 1학기의 가장 큰 특징은 정원 축소다. 성적우수자 전형이 2005년부터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으며 2007학년도에는 전년도 대비 38명이 줄어든 264명을 선발한다.

경쟁률은 2004학년도 9.3:1, 2005학년도 12.0:1, 2006학년도 16.8:1로 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수시 1학기 최상위 학과인 의예과는 2006학년도에 37.4:1, 치의예과는 25.4:1을 기록했다. 올해는 7차 교육과정 마지막 세대로 2007학년도 경쟁률이 전반적으로 높아질 것이다.

내신비중이 높아진 이후 내신에 지나치게 큰 비중을 두고 공부한 학생들이 수능에 적응하지 못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현재의 내신은 교육부가 요구하는 수준의 변별력을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에 내신성적이 곧 수능성적과 직결되지 않는다는 문제점이 있다. 대학들 대부분은 수능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으며, 같은 수시라도 수시 2학기는 내신은 물론 수능성적도 일정한 수준의 등급을 요구하기 때문에 1,2학년 학생부를 기본으로 하는 수시 1학기에 몰릴 수밖에 없다.

수시 1학기의 인원은 전체 정원의 10% 내외이며 수시 1학기로 학생을 선발하는 상위권 대학의 수가 제한돼 있어 연세대학교 의대의 경우 정시로 서울대 법대나 의대에 들어가는 것만큼 어렵다고 판단된다. 또 의대뿐 아니라 어느 모집단위를 보더라도 내신등급 최상위권이 아니면 거의 합격은 힘들다. 특히 주요과목 중 2등급이 2개만 있어도 합격이 어렵다. 국어.영어.수학.과학.사회 이외의 과목은 평균점수로 환산하면 90점을 넘어야 한다. 학교 등수만 높다고 되는 일이 아니고 일정 수준 이상의 점수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전 과목 고른 실력을 유지하지 않을 경우 합격하기 힘들다. 특히 주요과목 이외는 문항수가 적기 때문에 두 세 문제만 틀려도 타격이 클 수 있다. 또 이런 과목들은 수행평가 부분도 전체 점수에 영향을 많이 주기 때문에 성적관리가 쉽지 않다. 정시 1학기에 지원하기 전에 자신의 전체 점수를 꼼꼼하게 확인해 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강남 지역 수시 1학기 합격률이 타 지역보다 상당히 높다고 하지만 실제적으로 매년 수시에 합격한 학생들의 수는 극히 제한적이고 정시에 합격한 학생들에 비해 적다. 강남 지역에서도 수시 합격생들은 전교 1, 2위의 우수한 성적을 꾸준하게 유지한 경우가 많다.

대부분 지원학생들의 내신성적이 최상위권이기 때문에 학생부의 변별력은 높지 않다. 그러나 현재 수시 1학기 지원자격을 갖춘 고3학생들은 고등학교 1학년 성적이 내신 부풀리기 영향을 어느 정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 내신 부풀리기에 대비해 백분위 석차가 동일한 경우 중간 값을 적용하기 때문에 학생 본인의 내신성적도 중요하지만 경우에 따라 학교에서의 상위권 성적 분포 역시 당락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또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구술시험에서 학생들의 지식을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변별력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작은 요소도 당락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자격증이나 어학시험 등의 자료를 가능한 한 많이 제출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러나 고등학교 재학중의 해당사항만 인정하기 때문에 학과공부와 교외 경시대회 참가 및 어학시험을 병행하기란 실질적으로 어렵다.

정시 1학기에 대비해 준비해야 할 사항은 학생부 이외에도 많다. 무리하게 수시 1학기에 지원해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2학기 수시나 정시에 도전하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한창 공부해야 할 시기에 수시 1학기를 준비하느라 상당기간 내신과 수능을 소홀히 하면 내신뿐 아니라 2학기 수능에도 상당히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연세대학교의 수시 1학기 입학시험이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가장 큰 특징은 상대적으로 높은 학생부 반영비율에 있다. 비슷한 시기에 수시 1학기를 시행하는 대부분의 대학이 30%에서 50%의 비중을 두는 반면 연세대학교는 전년도에 비해 10%를 낮추었음에도 60%의 비중을 차지한다. 내신성적이 가지고 있는 평가의 한계로 인해 많은 상위권 대학들이 학생부를 자격기준이나 기초 평가자료 정도로 활용해 왔으며 실질 반영률은 낮았다. 그러나 연세대학교의 경우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대부분의 대학과 달리 논술고사를 시행하지 않고 면접구술과 자기소개서 등을 평가요소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고려대학교의 경우 면접구술은 시행하지 않고 학생부 반영비율이 30%로 상당히 낮은 반면 논술고사의 반영비율은 70%로 가장 높다. 그 외의 다른 상위권 대학들도 논술 비중을 40% 정도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연세대학교는 시험준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시험 자체의 변별력에 대한 부담은 상당히 크다.

교육부에서는 영어 지문을 물어본다든지, 특정 분야의 지식을 물어보는 식의 논술이나 구술을 시행하지 못하도록 했다. 따라서 면접구술만을 시행하는 연세대학교의 경우 말을 조리 있게 잘 하는 학생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시험이 되겠지만, 표현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상당히 어려울 전망이다. 제한된 시간 안에 글이 아닌 말로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 단순히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상황에 따라서는 다른 학생들이나 면접 주관자와 주제를 놓고 토론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부분은 학교 교육이 담당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든 부분이기도 하지만 대화기술은 단기간에 습득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똑똑하고 능력 있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일단 주제와 관련 없는 엉뚱한 말실수가 반복되면 절대 만회할 수 없다. 따라서 대화능력이 떨어지는 학생들은 지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면접구술에선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하면서 학생의 가치관이나 미래의 포부, 전공 선택목적 등을 주로 묻는다. 특히 자신의 전공을 통한 미래의 청사진 제시를 요구하기도 하며 동시에 사회 지도층으로서의 자질에 대한 질문도 자주 나온다. 면접구술 시험 직전에 제시문을 주고 주제에 대해 미리 생각하는 시간을 주거나 면접관이 직접 학생에게 질문하는 형식을 취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시사문제나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계획, 전공선택 목적 등에 대해 어느 정도는 미리 생각해 두고 있어야 하지만 지나치게 구체적일 필요는 없다. 또 자신의 소신이나 가치관이 명확하게 드러나도록 대답하는 것이 면접구술에서 도움이 된다. 특히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를 확실하게 댈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시사문제에 대해 찬성과 반대입장을 정리해 두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정보화 사회에서 인문학의 사회적 기능, 우연과 필연에 관한 문제, 동물이나 식물들 가운데 자신과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하는 것과 그 이유, 소설이나 영화의 등장인물 중 자신과 가장 관련이 깊다고 생각하는 것 등을 묻기도 한다. 2006학년도의 경우 자연과학부의 행렬과 관련된 풀이 문제가 나왔고 면접장소에서는 시사와 관련된 올바른 지도자 상과 한국인들이 고쳐야 할 점, 지도자의 역할등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사회계열에서는 개인의 사욕과 명예욕이 사회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과 사상의 자유에 있어서 왜 그릇된 사상까지도 보호해야 하는지 설명하라는 제시문이 출제됐다.

자료제공 = 수학원(02-538-8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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