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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 아메리칸 드림위해 캐러밴이 넘어야할 장벽, 첩첩산중이네...

중앙일보

입력

한 이민자가 18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 티후아나의 미국-멕시코 국경 담장을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이민자가 18일(현지시간) 멕시코 북부 티후아나의 미국-멕시코 국경 담장을 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아메리칸 드림을 위한 목숨을 건 여정 3600km. 중남미에서 출발한 ‘캐러밴’ 이민자들이 미국과의 국경 지역인 멕시코 북부 티후아나에 속속 도착하고 있다.

캐러밴 이민자들이 17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에 도착해 미국-멕시코 국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캐러밴 이민자들이 17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에 도착해 미국-멕시코 국경으로 이동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금까지 시 당국이 집계한 이민자 수는 약 2750명이다. 멕시코 연방정부는 1만여 명의 캐러밴이 몰려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 이민자가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미국-멕시코 국경 담장 위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한 이민자가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미국-멕시코 국경 담장 위에 서 있다. [AFP=연합뉴스]

이들은 세계에서 살인율이 가장 높은 온두라스를 포함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니카라과 등 중미 국가 출신자다. 자국에서 자행되는 폭력과 마약범죄,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난 사람들이다.
미국으로 가겠다는 일념으로 밤을 새워 걷거나 차를 얻어 타며 한 달간 고난의 행군을 했다.
그러나 그 대장정의 끝에 그들이 꿈꾸웠던 아름다운 현실은 없었다. 미국으로 망명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지만 국경을 넘을 때까지 견뎌야 할 많은 장애물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캐러밴 이민자들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시 임시 보호소 땅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캐러밴 이민자들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시 임시 보호소 땅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턱없이 부족한 수용시설, 화장실은 1000명당  1개꼴
티후아나 시는 캐러밴 이민자를 수용하기 위해 시내 중심가 야구장을 개방했다. 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피소는 이미 수용한계를 넘었다.

 캐러밴 이민자들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시 임시 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캐러밴 이민자들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시 임시 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캐러밴들은 현재 야구장 바닥과 옥외 관람석에서 생활하고 있고, 텐트조차 없는 이들은 노숙하는 형편이다. 화장실도 턱없이 부족해 한 개에 1000여 명이 사용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캐러밴 이민자들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시 임시 보호소에서 화장실 앞에 줄을 서 있다.[AP=연합뉴스]

캐러밴 이민자들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시 임시 보호소에서 화장실 앞에 줄을 서 있다.[AP=연합뉴스]

#.캐러밴 옹호하던 멕시코 주민들과의 마찰
캐러밴이 멕시코에 들어와 남부와 중부 지역을 지날 때만 해도 많은 주민이 음식과 옷, 신발 등을 기부하며 캐러밴의 미국 행을 응원했다.

멕시코 티후아나 주민들이 18일(현지시간) 이민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멕시코 티후아나 주민들이 18일(현지시간) 이민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멕시코 시민들이 18일(현지시간) 티후아나 시에서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이민자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멕시코 시민들이 18일(현지시간) 티후아나 시에서 멕시코 국기를 흔들며 이민자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가톨릭 등 종교단체들이 나서서 이민자에게 이동식 샤워시설과 화장실을 제공하고, 또 커피와 도넛을 나눠주는 등 지원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2000여 명이 넘는 캐러밴이 티후아나에 몰려들면서 주민들의 분위기가 호의적이지만은 않다.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하기에 이르렀다. 18일(현지시간) 일부 주민은 캐러밴을 향해 “고국으로 돌아가라”고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적어도 이들을 환영하는 분위기는 아닌 상황이다.

 멕시코 티후아나 주민들이 18일(현지시간) 이민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멕시코 티후아나 주민들이 18일(현지시간) 이민자들과 충돌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여전히 캐러밴에 강경한 트럼프 대통령
미국은 멕시코와 국경을 접한 남부 3개 주에 최근 군인 약 5900명을 배치했다. 앞서 배치된 주 방위군과 민병대 등을 합하면 전체 병력은 약 8000명에 달한다.

미국 당국이 18일(현지시간) 캐러밴 이민자들에게 대응하기위해 미국-멕시코 국경지역인 티후아나 강에 에 모래 언덕과 가시 철망을 설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당국이 18일(현지시간) 캐러밴 이민자들에게 대응하기위해 미국-멕시코 국경지역인 티후아나 강에 에 모래 언덕과 가시 철망을 설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러밴과 관련해 지난 17일(현지시간) 멕시코 국경에 배치한 군병력을 “필요한 한 계속 잔류할 것”이라며 “많은 사람이 우리나라로 들어오려 하고, 큰 규모의 병력이 남쪽 국경에 배치돼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캐러밴 이민자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캐러밴 이민자와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잡았다가 놔주기는 한물간 용어이다. 이제는 잡았다가 구금하기다. 불법 이민자들은 미국에 망명을 요청하면서 자국의 국기를 자랑스럽게 흔든다. 이들은 구금되거나 돌려보내 질 것이다. 민주당은 국토 안보와 장벽을 반드시 승인해야 한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확고히 하고 있다.
#.망명 신청에만 수개월
이런 악조건 속에서 캐러밴 이민자들이 정식으로 미국 망명을 신청하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경검문소 앞에는 매일 수백 명이 망명 신청 번호를 받으려고 몇 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리지만, 미 국경 당국은 하루에 100명 안팎의 망명 신청 절차만을 소화하고 있다.
또 캐러밴 도착 전 이미 3000여 명이 미국에 망명 신청을 대기하고 있어 최근 도착한 이민자들의 경우 망명 신청에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캐러밴 이민자들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임시 보호소에서 음식을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캐러밴 이민자들이 18일(현지시간) 멕시코 티후아나 임시 보호소에서 음식을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캐러밴의 아메리칸 드림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녹녹해 보이지는 않는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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