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에 불만 상이군인 33명|「국제신문」에 난입폭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부산=조광희·강진권기자】3일 오전10시쯤 부산시범 일동 국제신문사 편집국에 기사에 불만을 품은 평화용사촌(회장 이재현·42) 회원인 상이용사 33명이 난입, 쇠갈고리로 편집국장 천익일씨(55)의 머리를 때리는 등 30여분간 난동을 부려 천 국장 등 3명이 중상, 기자 등 20여명이 다치고 편집국 집기가 파손됐다.
석간인 국제신문은 1판 편집도중 이 난동으로 신문제작이 2시간동안 지연, 이날 오후 2시 발행됐다.
경찰은 이들이 부산교통공단이 수익사업을 특정단체나 업체와 수의계약, 특혜를 준다는 2일자 국제신문 15면에 보도된 「부산교통공단 5공식운영」이란제목의 기사에 불만을 품고 난동을 부린 것으로 보고 회장 이씨 등 33명 전원을 연행, 조사중이다.
이씨 등은 이날 오전 10시15분쯤 3층 편집국으로 몰려와 『5공식 운영이 무엇이냐. 특혜를 받은 일이 없다』고 소리치며 이들 중 유덕중씨(42)가 천 편집국장석에 가 『얘기 좀 하자』며 다그쳤으나 천 국장이 『마감시간이라 바쁘다』고 말하는 순간 양손의 쇠갈고리로 천 국장을 마구 내리쳐 천 국장이 피를 흘리고 바닥에 쓰러졌다.
뒤따라 이들은 평소 짚고 다니는 지팡이 등으로 기물을 부수었으며 이를 말리던 광고국 박상수 차장(38)과 편집부국장 조수은씨(55) 등을 때려 중상을 입히고 편집국 책상 위에 있던 원고와 전화기·책걸상 등을 닥치는 대로 부쉈다.
편집국에 있던 기자들이 이들과 맞서 몸싸움을 벌이다 휘두르는 지팡이에 맞아 20여명이 다쳤으며 중상을 입은 천 국장·조 부국장·박 차장 등 3명은 인근 침례병원으로 옮겨졌다.
시내 초량3동에 있는 평화용사촌은 상이용사 회원44명이 지하철 26개 역사청소업무를 87년7월에, 전동차 청소를 지난해 1월에 각각 수의계약해 운영해오는 부산교통공단의 용역업체다.

<기사내용>
「부산교통공단5공식운영」이란 제목의 기사는 부산교통공단의 경영이 방만하여 경영개선은 커녕 적자운영이 확실시된다는 내용으로 특히 『지하철내의 각종 사업이 만일 특정업체와 계약하지 않고 공개경쟁입찰 할 경우 적어도 10배의 수입을 올릴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지출의 경우도 역사 및 청사·전동차의 청소, 방역소독 등을 모두 특정단체와 계약형식만 빌려 용역처리하고 있는데 이 또한 교통공단이 직접 하거나 경쟁 입찰할 경우 올해 용역 비용 11억5천2백 만원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