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국민연금, 삼바주식 1조원…부정 발표 후에도 매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거래소 전광판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거래 정지' 표시가 나타나 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회계 처리 위반 여부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14일 증시 거래를 중단했다. [뉴스1]

지난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거래소 전광판에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거래 정지' 표시가 나타나 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 회계 처리 위반 여부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라는 결론을 내리고 지난 14일 증시 거래를 중단했다. [뉴스1]

최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회계처리 변경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공단이 지난 4월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을 200만주 넘게 보유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거래중지되기 전날인 14일 종가 기준 33만4500원으로 계산하면 총 6790억원에 달한다.

“203만주로 작년말보다 14만주 추가 매입…상장폐지 시 모두 손실” #“회계부정 발표된 후에도 더 사들여 지분율 4%이상으로 증가 추정”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유재중 의원은 19일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민연금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보유 현황’ 자료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유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189만주(지분율 2.86%)를 보유했다가 지난 4월 말 14만주를 더 매입, 203만주(지분율 3.07%)를 보유하게 됐다. 국민연금공단은 투자 규정상 지분율 5% 미만인 특정 종목의 세부 보유 내역은 6개월 이전까지의 정보만 공개하고 있다.

자료 : 유재중 의원실

자료 : 유재중 의원실

하지만 유 의원은 “증권가 등을 통해 확인해보니 국민연금은 지난 5월 이후 최근까지 꾸준히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을 매입해 지분율이 4% 넘은 것으로 보인다”며 “이를 보유 금액으로 환산하면 1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은 금융감독원이 특별감리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과거 회계처리에 법 위반이 있다는 판단을 내린 시점이다.

유 의원은 “지분율 1%를 높이려면 66만주가량을 더 매입해야 한다”며 “현재 국민연금은 삼바 주식을 거의 300만주 가까이 보유해 종가 기준 9000억원에서 1조원 사이에 이르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한국거래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한 상장 폐지 결정을 하게 된다면 이는 고스란히 손실로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재중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1층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유재중 위원장이 지난해 10월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1층 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부산시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뉴스1]

유 의원은 “2016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이 시작됐고, 특히 지난 5월에는 금감원의 회계부정 발표까지 있었다”며 “기금운용본부는 이후에도 해당 주식을 계속 매입한 경위를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주식에 대한 투자손실이 10조원에 달하고 있고 연말까지 20조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삼바 사태는 국민연금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 손실을 최소화할 신속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