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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가 여성 임신에 악영향” 화력발전소 멈추니 출산율 올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10년 간(2001~2011년) 주춤했던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출산율이 껑충 뛰었다. 초(超)미세먼지(2.5㎛ 이하의 먼지)를 뿜어낸 지역 내 화력 발전소 8곳이 폐쇄된 데 따른 결과였다. 산모 신체에 악영향을 끼치는 화력발전소발(發) 미세먼지가 줄어든 결과로 출산율이 오른 것이었다.

미국 UC 버클리대 연구 결과

이런 분석을 담은 미국 UC 버클리대의 연구 결과가 최근 공개됐다. 이 대학 연구팀은 “두 변수(미세먼지와 출산율) 사이에 명확한 상관관계가 존재한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연구 기간(2001~2011년) 캘리포니아주 화력발전소 인근에 거주한 가임 여성(15~44세) 5만2000명을 전수 조사했다. 특히 연구팀은 각 화력발전소에서 반경 5㎞, 5~10㎞, 10㎞ 이상 거리에 사는 여성으로 연구 대상을 세분화시켰다. 그런 뒤 각 화력발전소 폐쇄 ‘전후’의 지역 내 출산율 변화를 추정했다.

추정 결과 화력발전소 폐쇄 이후 반경 5㎞ 지역의 출생아는 1000명당 연간 8명, 5~10㎞ 지역의 출생아는 1000명당 2명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 영향을 더 많이 받던 화력발전소에서 가까운 지역일수록 화력발전소 폐쇄 후 출산률 회복 속도가 빨랐던 거다.

공기 오염과 출산율 간의 상관관계를 다룬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6월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대 연구팀은 “(대로변 등) 교통 혼잡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가임여성의 체외수정(IVF) 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연구를 주도한 오드리 개스킨스 박사는 “생식력의 조기 감퇴는 건강 악화를  경고하는 징조(a canary in the coal mine)로 볼 수 있다”며 “공기 오염이 인간의 몸에 유해하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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