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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AI 승률이 체감과 다른 이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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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16강전> ●신진서 9단 ○리샹위 5단

3보(26~39)=인공지능(AI) 등장 이후 바둑에서 가장 두드러진 변화 중 하나는 실시간으로 승부 예측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바둑은 실시간 스코어가 없기 때문에 현재 형세가 어느 정도인지 바로 알기 어려웠다. 프로기사들도 '흑이 약간 좋다, 약간 나쁘다' 같은 애매한 표현으로 설명할 뿐이었다. 하지만 AI 덕분에 판세의 유불리를 수치로, 직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게 됐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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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AI가 제시하는 실시간 승률은 사람의 체감 승률과 약간 다르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AI의 승률은 실수할 가능성은 전혀 없는, 인공지능의 관점에서 분석한 것이기 때문이다. AI가 승률이 10% 미만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의 바둑에선 실수 하나로 갑자기 판세가 역전되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참고도1

참고도1

실전으로 돌아와 29는 통렬한 한 수. 만약 '참고도1' 백1로 늘면 흑2, 4, 6으로 강하게 맞서려는 작전이다. 리샹위는 30, 32로 젖혀 전투적으로 맞섰다. 38까지는 필연의 수순.

참고도2

참고도2

38까지 진행되자 흑은 공격과 타협 가운데 선택의 갈림길에 섰다. '참고도2' 흑1로 끊으면 백2로 따낼 때 흑3으로 잡아 타협이 가능하다. 하지만 신진서는 타협하지 않는다. 39로 뻗어 치열한 승부를 선택했다. 박정상 9단은 "아마 '참고도2'에서 볼 수 있듯 이후 백4를 당하는 게 내키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상의 호흡이 가빠진다.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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