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10년 만에 갚았다… '천적' 전병호 투수에 12연패 수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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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7'은 행운의 숫자다. 그래서 7회 말에 홈팀이 승부를 뒤집는 역전승은 구장을 찾은 팬들에게 더 신나는 환호의 갈채를 부추긴다.

KIA와 두산이 31일 홈경기에서 상대의 악송구를 틈타 7회 말에 승부를 뒤집는 '닮은 꼴 역전승'을 거뒀다. 포기하지 않은 뚝심이 빛났고, 빈틈을 파고들어 놓치지 않는 주루플레이가 돋보였다.

KIA는 광주 LG전에서 초반 0-4까지 뒤졌고 7회 말에 들어설 때 2-4로 뒤졌다. 그때 찾아온 2사 만루의 기회. 4번 이재주의 타구가 2루 쪽으로 빗맞아 굴러갔다. LG 2루수 박경수가 전력을 다해 수비를 해봤지만 1루에 아슬아슬하게 세이프되는 내야안타였다. 그때 1루 송구가 원바운드되는 틈을 타 2루 주자까지 홈을 파고들었고, 당황한 LG 1루수 최동수의 송구가 포수 뒤로 빠지면서 1루 주자까지 홈인, 순식간에 5-4로 전세가 뒤집어졌다. KIA는 8회 말에 2점을 보탠 뒤 9회 초 LG의 반격을 2점으로 막아 7-6으로 이겼다. KIA 선발 한기주는 1회 초 4실점 하며 흔들렸으나 이후 안정을 찾고 2회부터 7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3승째를 올렸다.

두산은 잠실 한화전에서 1-2로 뒤진 7회 말 2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다. 이때 임재철이 잘 맞은 중전안타를 때렸고, 2루 주자 정원석이 홈을 파고드는 순간, 한화 중견수 데이비스의 릴레이 송구를 아무도 받아주지 못했다. 공은 백스톱까지 굴러갔고, 1루 주자 나주환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홈을 밟아 3-2, 전세가 뒤집어졌다. 두산은 8회 말 안경현의 2점 홈런으로 쐐기를 박으며 5-2로 이겼다.

롯데는 사직 삼성전에서 선발 염종석의 호투와 박현승의 결승타, 나승현의 세이브로 4연승을 달리던 삼성을 1-0으로 꺾었다. 삼성 선발 전병호는 1996년 신인 때부터 이어오던 롯데전 12연승을 멈추고 패전투수가 됐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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