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미주 한인체육대회 조직위원장 이장우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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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들어 교포2, 3세들에게 「나는 한국인」이라는 확고한 의식이 눈에 띄게 강력해지고 있습니다. 정말 더할 나위없이 좋은 현상이죠』
오랜만에 모국에 온 재미교포 이장우씨(이장우·46)의 너털웃음이 매우 밝다.
그는 필라델피아 한인 체육회장으로 오는 7월초 개최될 제5회 전 미주(전 미주) 한인 체육대회의 조직위원장직을 맡아 준비관계로 서울에 왔다. 교민들의 조국애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 때라 대회 포스터와 각종 기념품 등을 이왕이면 서울에 가서 만들어 오자하여 달려왔다고.
『미국에 살면서 미국인도, 그렇다고 한국인도 아니었던 교민들이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되돌아올 수 있었던 데는 서울 올림픽이 큰 몫을 담당했었지요. 교포사회에서 일고 있는 이런 바람직한 현상들이 이번 한인 체전을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또 우리 스스로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한국말로 『이겨라』를 외치고 우리 민요와 가요를 목이 터져라고 부르면서 서로 몸을 부딪쳐 체온을 나누는 한인체전에 교민들이 올해 유난히 큰 기대를 거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
이 체전은 81년에 창설, LA에서 1회 대회를 치른 이래 2년마다 개최해 오고 있다.
이미 참가가 확정된 선수단 규모가 24개 도시에서 2천여명으로 역대 최대다.
육상 수영 배구 농구 씨름 탁구 테니스 볼링 골프 등 14개 종목을 개최하는데 템플대 캠퍼스가 주 경기장이자 곧 선수촌으로 사용된다.
『28만 달러(한화 약2억원)나 되는 대회 경비는 모두 교민들의 출연금으로 충당됩니다.
이것 자체가 곧 미국 내에 거주하는 수많은 소수민족 중 유일하게 한국인만이 해내는 협력의 모습이지요』
이씨는, 이런 행사에 정부와 많은 한국이 기업들이 관심을 갖고 지원해주길 바랬다.
『지원이 크고 작음은 전혀 문제가 가지 않으며 조국의 관심을 실감하는 것이 해외교민들에겐 가장 값진 정신적 활력이 되기 때문입니다』<김인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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