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다시 요동…미 경기침체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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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가 세계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달 30일 세계 주요 증시는 또 다시 급락했다.

한국 증시는 선거일 휴장 덕에 급락 충격에서 한발 비켜섰지만 '후폭풍'을 맞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6월 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까지는 세계 증시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 미국발 충격 재현되나=연휴를 끝낸 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문을 연 미국 증시는 지난 주말 반등세를 살리지 못하고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5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전달보다 나빠졌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5월 미 소비자 신뢰지수는 103.2로 지난 4월(109.8)보다 크게 뒷걸음쳤다.

투자자들은 이를 미국 경제 둔화를 뜻하는 '경고 신호'로 해석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1.63%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도 2.06%나 미끄러졌다.

같은 날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주요 증시도 역시 일제히 2% 이상 빠졌다.

미국발 충격은 31일 아시아 증시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개장 직후 300포인트 이상 급락세로 출발한 일본 닛케이 지수는 오후 들어 낙폭을 더욱 키워 2.47%(392.12포인트) 하락한 1만5467.33으로 마감했다.

특히 미국의 내수 위축 우려로 소니.도요타 등 대미 의존도가 큰 대형주들의 낙폭이 컸다. 대만과 홍콩 증시는 이날 휴일을 맞아 휴장했다.

◆ 신중한 대응 필요=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하락 급류에 휘말려 또 다시 휘청거릴 것이란 전망이 많다. 모처럼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들이 다시 '팔자'로 돌아설지 모른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계 증시의 동반 불안감이 지속될 가능성이 큰 만큼 공세적인 전략보다는 위험 관리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현대증권 차은주 연구위원은 "중장기 투자를 염두에 뒀다면 저가 매수 전략도 나쁘지 않다"면서도 "현재는 변동성이 매우 큰 만큼 세계 증시가 안정을 찾을 때까지 관망하는 신중한 접근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표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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