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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감독 최초 KS 승리 힐만 "1차전 승리 의미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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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 앞서 힐만 SK 감독이 그라운드에 도열한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2018.11.4/뉴스1

4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 1차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에 앞서 힐만 SK 감독이 그라운드에 도열한 선수들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2018.11.4/뉴스1

프로야구 SK 와이번스가 6년 만에 밟은 한국시리즈 첫 판에서 이겼다. 트레이 힐만(55·미국) SK 감독은 외국인 지도자 최초로 한국시리즈에서 승리했다.

SK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1차전을 7-3으로 이겼다. 1회 한동민의 선제 솔로포로 앞서던 SK는 3회 1점, 5회 2점을 내줘 2-3으로 역전당했다. 그러나 6회 초 박정권이 역전 투런홈런을 터트렸고, 7회 초 추가점을 뽑아 5-3으로 달아났다. 7회 말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김태훈이 삼진과 병살타를 연이어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역대 KS에서 1차전을 승리한 팀은 73.5%(34번 중 23회) 확률로 정상에 올랐다.

6회 투런포를 때린 SK 박정권과 환호하는 한동민(오른쪽). [연합뉴스]

6회 투런포를 때린 SK 박정권과 환호하는 한동민(오른쪽). [연합뉴스]

힐만 감독은 이날 라인업을 짜면서 큰 변화를 줬다. 팔꿈치가 좋지 않은 최정을 빼고, 박정권을 4번·지명타자로 넣었다. 2루수로 나서던 강승호는 3루수로 이동하고, 우투좌타 박승욱이 2루수로 나섰다. 두산 선발인 오른손 투수 조시 린드블럼을 겨냥해 좌타자 3명(한동민·박정권·박승욱)을 기용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결과는 아주 좋았다. 한동민과 박정권은 홈런을 때려냈고, 박승욱도 7회 린드블럼을 상대로 안타를 때린 뒤 득점까지 올렸다. 힐만 감독은 "한동민, 박정권이 큰 홈런을 쳤다. 주자들이 주루플레이를 공격적으로 과감하게 한 것고 좋았다"고 했다.

힐만 감독은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 외국인 감독이다. 감독 대행을 제외하면 제리 로이스터(미국) 전 롯데 감독(2008~2010년) 이후 7년 만에 KBO리그 사령탑에 올랐다. 지난해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팀을 올렸던 힐만은 올해는 플레이오프를 거쳐 외국인 감독 최초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그리고 최초로 KS 승리를 따낸 외국인 감독이 됐다. 힐만 감독은 "1차전 이겨 기분좋다. 시리즈에서 1차전을 이기는 게 중요하다. 문승원이 2차전 선발인데 자신있다. 공수 모두 집중력이 있었다"고 평했다.

7회 1사 만루 위기를 병살타로 넘긴 뒤 주먹을 불끈 쥔 SK 김태훈. [뉴스1]

7회 1사 만루 위기를 병살타로 넘긴 뒤 주먹을 불끈 쥔 SK 김태훈. [뉴스1]

불안했던 수비도 전혀 문제 없었다. 강승호는 2회 말 최주환의 강한 땅볼 타구를 여유있게 잡아내 처리했다. 이후에도 흔들리지 않는 수비를 선보였다. 박승욱도 8회 1사 만루에서 김재호의 땅볼을 걷어내 여유있게 병살타로 이끌어냈다. 오히려 두산이 자랑하는 내야진이 흔들렸다. 3루수 허경민은 7회와 9회 실책으론 기록되지 않았지만 강습 타구를 잡아내지 못했다. 1루수 오재일도 9회 로맥의 땅볼 때 송구 실책을 저질렀다. 힐만 감독은 "수비에서 강승호가 두 번의 좋은 플레이를 해줬다. 어려운 수비였는데 두산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고 했다.

투수 운영에 대해선 "볼넷을 많이 준 게 전체적인 운영에 영향을 끼쳤다. 박종훈이 초반에 볼넷을 여러 개 줬지만 위기를 잘 막았다. 김태훈이 본인의 리듬을 가져가는 데 시간이 걸렸다. 무사 만루에서 그래도 잘 막아줬다"고 칭찬했다. 이어 "산체스에겐 6회 이후 몸상태를 물었더니 '느낌이 좋다'고 했다. 하지만 7회 공격이 길어져서 긴 시간을 쉰 뒤 나가는 게 좋지 않을 거 같아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김태형 감독은 "중요한 1차전을 홈에서 내줬다. 경기하면서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홈에서 1승1패는 하고 싶다. 허경민 번트 실패 이후 오재원의 도루 실패가 아쉽다. 조금 급하게 움직인 것 같다. 경기 감각보다는 더 잘 하려는 의욕 때문이다. 타순에 큰 변화를 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두산 선발 린드블럼은 이날 키킹 동작 도중 멈추는 투구동작을 선보였다. 정규시즌과는 다른 폼이다. 김태형 감독은 "본인이 공을 최대한 늦은 타이밍에 던진다고 해서 바꿨다. 실투가 장타(피홈런 2개)로 연결됐지만 자기 역할(6과 3분의 1이닝 6피안타 5실점)은 충분히 했다"고 말했다. 교체투입돼 볼넷 3개를 준 장원준에 대해선 "구석에 너무 던지려다 제구가 안된 듯 하다. 구위 자체는 좋아서 믿고 쓰려고 한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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