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고통의 상징’ 7세 소녀 결국 하늘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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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예멘의 비참한 현실을 사진으로 보여줘 국제사회의 큰 반향을 일으킨 7세 소녀가 결국 숨을 거뒀다. [사진 NYT 국제에디터 마이클 슬랙먼 트위터 캡처]

최근 예멘의 비참한 현실을 사진으로 보여줘 국제사회의 큰 반향을 일으킨 7세 소녀가 결국 숨을 거뒀다. [사진 NYT 국제에디터 마이클 슬랙먼 트위터 캡처]

내전과 기아에 고통받는 예멘의 현실을 국제사회에 알린 아말 후세인(7)양이 숨을 거뒀다.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CNN방송 등은 최근 NYT 사진 보도로 지구촌의 관심을 받은 예멘 소녀 아말이 영양실조를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예멘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예멘 보건부도 후세인의 사망사실을 발표했다.

후세인의 모습은 퓰리처상을 받은 NYT의 사진기자 타일러 힉스의 사진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사진 속 후세인은 갈비뼈의 윤곽이 뚜렷하게 드러날 정도로 연약했고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이 없었다.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은 예멘 민간인의 고통을 상징한다며 안타까워했다. 후세인의 안타까운 사진과 함께 국제사회 여론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이날도 예멘의 인도주의 위기에 대한 국제기구의 심각한 우려가 터져나왔다.

예멘에서 전쟁으로 숨진 민간인은 최소 1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식량부족과 콜레라와 같은 치명적 전염병 창궐로 민간인들의 삶은 점점 지옥처럼 변해가고 있다. 유엔 산하 기구인 세계식량계획(WFP)은 사우디가 민간인들을 폭격하고 있다며 이는 전쟁범죄라고 지적했다. WFP는 사우디의 예멘 봉쇄 탓에 100년 만의 기아사태가 닥쳐 예멘에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한 1200만명이 굶어 죽을 위기에 몰렸다고 우려를 밝혔다.

신화 통신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시급한 조치가 없으면 예멘 인구의 절반에 달하는 최대 1400만명이 몇 달 사이에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예멘이 벼랑에 몰렸다”며 “예멘 사태가 우리가 수십 년 동안 보지 못한 최악의 기아로 악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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