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열린우리 "싹은 살려달라" 한나라당 "민심 보여주자"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제4회 지방선거가 31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 1만3106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선거에선 광역단체장(서울특별시장.부산시장 등 6개 광역시장, 9개 도지사) 16명, 기초단체장(일반시장.군수.구청장) 230명, 광역의원(시.도의원) 733명(비례대표 78명 포함), 기초의원(시.군.구의원) 2888명(비례대표 375명 포함) 등 모두 3867명의 지역 일꾼을 뽑는다. 여야 5당과 무소속 후보 등 총 1만2165명이 나서 경쟁률은 3.15 대 1을 기록했다. 역대 지방선거 사상 최고치다.

"매니페스토 참공약 선택하세요." 서울시 선관위는 30일 서울 잠실 등 한강 상공에 유권자들의 5·31 지방선거 투표 참여를 호소하는 비행선을 띄웠다. 신동연 기자

하지만 투표율은 역대 최저치인 2002년의 48.9%보다도 약간 낮을 것으로 전망돼 사상 최저 투표율이 예상된다. 중앙선관위 측은 "지방선거 판세가 일찍 드러나 투표에 대한 국민 관심이 떨어졌다"며 "최근 유권자 의식조사에서 적극적 투표 의사층은 46.8%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경희대 김민전(국제지역학부) 교수는 "역대 어느 선거보다 구도가 빨리 결정된 게 이번 선거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했다. 열린우리당은 선거기간 내내 20%대의 낮은 지지율로 고전했고, 한나라당은 그 배인 40%대를 유지했다.

당락의 윤곽은 광역단체장의 경우 오후 11시쯤,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원은 자정 전후에 대략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패배한 정당에선 책임론을 둘러싼 내부 갈등이 분열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럴 경우 선거 결과가 정계 개편과 차기 대선구도 변화로 연결될 수 있어 지방선거 결과가 정국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정치권에선 보고 있다.

실제로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24일 '선거 후 정계 개편론'을 제기하자 김두관 최고위원이 정 의장 사퇴를 공개 촉구하는 등 여당은 선거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내분 양상을 드러냈다. 김민전 교수는 "선거에서 승리한 정당이 상당기간 정국 주도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여야 모두 대선 주자들의 목소리가 커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주요 정당 지도부는 선거를 하루 앞둔 30일 '국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막판 지지표 다지기와 부동층 흡수를 위해 총력전을 펼쳤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 싹쓸이 견제론'을 주장하며 인물과 자질을 보고 당 소속 후보를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한나라당은 '무능정권, 버블정권 심판론'을 앞세워 호남을 제외한 광역단체장 석권을 노렸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은 "선거 결과에 따라 민주개혁 세력이 어려움에 처할 우려도 있다. 국민 여러분의 따끔한 회초리라고 생각하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싹을 살려달라"는 내용의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원내대표는 대국민 호소문에서 "책임도 못 지고 반성할 줄도 모르는 열린우리당 정권에 민심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깊이 깨닫게 해줘야 한다"며 "이번에 심판하지 못하면 내년에도 정권 교체가 어려워진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한나라당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정당', 민노당은 '진보와 개혁의 대표 주자 교체론', 국민중심당은 '국민중심당이 실패하면 충청권 정당은 다시 없다'는 구호를 내세워 지지를 호소했다.

최상연 기자 <choisy@joongang.co.kr>
사진=신동연 기자 <sdy1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