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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피하려 국감 날 오전 사표낸 강정민 원자력안전위원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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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렸다. 강정민 원안위원장(가운데)이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과 답변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은 손재영 원자력안전기술원장. 강 위원장은 29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변선구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원자력안전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가 12일 국회에서 열렸다. 강정민 원안위원장(가운데)이 엄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과 답변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 왼쪽은 손재영 원자력안전기술원장. 강 위원장은 29일 사직서를 제출했다. 변선구 기자

강정민 원자력안전위원장이 29일 국회 국정감사 출석을 앞두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원안위 관계자는 “강 위원장이 오늘 오전 인사혁신처 사직서를 제출했고 곧바로 수리됐다”고 말했다.

이날 국정감사에는 엄재식 원안위 사무처장이 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출석했다. 강 위원장은 지난 1월 원안위원장에 취임했다. 위원장 임기는 3년인데 임기의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스스로 물러났다.

강 위원장의 자진 사퇴의 표면적 이유는 교수 시절 지원받은 연구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강 위원장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시절인 2015년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연구비를 받아 써 원안위원장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 왔다. 최연혜 자유한국당 의원은 강 위원장이 KAIST 교수로 재직한 2015년 원자력연구원으로부터 674만원의 연구비를 지원받았다고 주장했다.

원안위 설치법에 따르면 ‘최근 3년 이내 원자력 이용자나 원자력 이용 단체의 사업에 관여한 경우’를 위원 결격 사유로 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강 위원장은 원안위 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다.

이에 대해 강 위원장은 “해당 연구에 참여한 적이 없다”면서도 연구비 사용에 대해선 부인하지 않았다. 강 위원장은 지난 12일 국정감사장에서 “결격사유 여부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답했다.

이날 국정감사장에선 강 위원장의 자진 사퇴를 놓고 여야 위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정용기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위증한 사례가 있어 이걸 회피하기 위해 사직서를 낸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신용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국감 당일에 차관급 인사가 사직서를 낸 건 초유의 사태”라며 “강 위원장의 무책임함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이어 "국회 위증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도 “국회에서 문제제기를 했는데, 정부가 (사표를 수리하면) 국회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강 위원장은 사직서 제출 이유를 묻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할말이 없다. 이해해 달라. 더이상 얘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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