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M&A 사상 최대 … 2006년 1조4200억 달러 규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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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올해 세계 기업 인수합병(M&A)이 사상 최대를 기록 중이다. 블룸버그통신은 26일 현재 M&A 규모가 1조4200억 달러(약 1343조원)로 기존 최대였던 2000년 같은 기간의 1조4100억 달러를 능가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올해 M&A는 규모도 커졌지만, 특히 유럽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100억 달러 이상 M&A만 모두 24건이었으며, 유럽 기업들의 인수합병 규모가 전체의 51%로 미국을 앞질렀다. 지난주에는 세계 2위의 철강업체인 룩셈부르크의 아르셀로가 러시아의 서버스탈을 166억 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이로써 아르셀로는 미탈스탈을 제치고 철강업계의 선두로 올라설 전망이다.

올 들어 M&A가 활발해진 것은 최근 몇 년간 기업 이익이 늘어나 현금동원 능력이 커진 데다 금리가 낮아 인수자금 조달이 상대적으로 쉬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기준 금리는 현재 연 5%로, 2000년 당시의 6.5%보다 낮다.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도 연 2.5%다.

올해 M&A 중 가장 규모가 컸던 것은 AT&T의 벨사우스 인수다. 이 거래에만 AT&T는 670억 달러를 투자했다. 두 번째는 독일 최대의 전력회사인 이온이 스페인의 엔데사 인수로 291억 달러였다.

컨설팅 업체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의 존 태터살 연구원은 "자금 여유가 생긴 기업들이 올 들어 새로운 수익모델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며 "경제 성장과 저금리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대형 M&A가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M&A가 활발해지면서 골드먼삭스.씨티그룹.JP모건체이스 등 자문을 맡은 투자은행들의 수익도 크게 늘었다. 골드먼삭스는 올해 합병 수수료로 이미 7억3600만 달러를 챙겼다. 지난해의 전체 합병 수수료보다 78%나 늘어난 금액이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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