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넷플릭스 … 해외주식 사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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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들어 19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13.04% 하락했다. 같은 기간 미국 정보기술(IT) 대표주인 팡(FAANG, 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 기업의 주식은 평균 25.8% 올랐다. 해외 주식 투자에 국내 투자자들이 눈을 돌리는 이유다.

미 IT 대표주 팡 올해 26% 올라 #증권사들, 주식직구족 유치 경쟁 #환전 없이 주문 … 수수료도 내려 #투자 땐 환율·양도세 감안해야

실제로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서는 국내 투자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외화주식 보관금액은 116억7675만달러를 기록했다. 2016년(59억9643만달러)보다 두 배가량 증가했다.

‘해외 주식 직구족’이 늘어나며 국내 증권사도 이들을 잡기 위한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수수료 인하는 물론 투자 절차도 간소화하고 있다.

미국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

미국주식 온라인 거래 수수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해외 주식 거래수수료 인하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수수료를 낮추고 있다. 온라인으로 미국 주식에 투자할 때 거래 수수료는 거래액의 0.2~0.25% 수준으로 낮아졌다. 오프라인 수수료는 여전히 0.5% 수준이지만, 신규 미국주식 투자자에게 1년간 수수료를 면제하거나(대신증권) 연말까지 거래 수수료를 0.1%로 낮춘 곳(키움증권, 한화투자증권)도 생겼다.

증권사가 수수료를 낮출 수 있는 것은 예탁결제원이 지난달부터 미국·홍콩·일본·베트남 등 해외 주요 주식 시장의 결제수수료를 평균 12% 정도 인하했기 때문이다. 개인투자자는 해외주식 거래를 할 때마다 예탁결제원에 예탁수수료와 결제수수료를 각각 내야 한다. 이 수수료가 낮아지면서 증권사도 수수료를 깎아줄 수 있게 됐다.

아예 최소수수료를 없앤 곳도 늘고 있다. 최소수수료는 증권사가 고객에게 받는 최소액의 수수료다. 실제 거래에서 거래 수수료율을 적용한 수수료가 적더라도 고객은 최소 수수료는 내야 한다. 일반적으로 미국 주식을 사고팔 때는 약 6000~2만4000원, 중국 주식을 거래할 때는 약 8000원 정도의 최소수수료를 내야 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없애고 있는 것이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는 미국주식 거래 시 적용했던 최소수수료를 없앴다. 삼성증권과 신한금융투자도 중국과 홍콩 시장에서 주식을 온라인으로 거래하면 최소수수료를 면제해준다. 최소수수료를 유지하고 있는 증권사도 각종 이벤트를 통해 최소수수료 면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 것뿐만 아니라 번거로웠던 해외 주식 거래 절차도 간소화하고 있다. 환전 없이 원화로 해외주식을 바로 주문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됐다. 해외주식을 거래하려면 원화를 달러 등 다른 나라 통화로 환전한 뒤 투자해야 했는데, 그 절차를 없앤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송금 애플리케이션 ‘토스’를 통해 해외주식 거래 시 원화로 미국·일본·홍콩 등 해외주식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키움증권도 최근 원화 주문 서비스를 도입해 미국 주식을 살 때 환전할 필요가 없어졌다.

해외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5일부터 1주 단위로 거래되는 해외주식을 0.1주 혹은 0.01주 등 소수점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서비스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19일 종가 기준 주당 200만원(1764.03달러) 수준인 미국 아마존 주식도 최소 단위인 0.01주로 매수하면 2만원가량에 투자할 수 있다.

수수료가 낮아지고 투자하기도 쉬워졌지만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설 때는 주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환율 변동성과 세금 문제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해외주식 투자를 담당하는 한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주식에 투자할 때 환율이 수익성을 가를 가장 큰 변수인 데다가, 매매 차익 중 연간 공제액 25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에 대해 22%의 양도소득세가 붙는다”며 “투자자 개인의 자산 성격과 조건을 따져 본 뒤 해외 주식 투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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