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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성장 앞에 매번 이상한 수식어 … 맞는 건지 냉정히 봐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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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니어(NEAR)재단 주최 토론회에서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니어(NEAR)재단 주최 토론회에서 주제 강연을 하고 있다.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매번 성장 앞에다 이상한 수식어를 붙여 창조경제니 혁신성장이니 하는데 이게 구호가 맞는 얘기인지 냉정하게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학자들 특이한 말이 정책지표로 #최저임금보다 경쟁력 집중해야”

18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니어(NEAR)재단 주최 토론회에서다. 니어재단은 이날 한국 경제의 진로와 해법을 모색하는 ‘NEAR 시사포럼’을 창립하고, ‘한국 경제의 진로’를 주제로 첫 토론회를 열었다. 포럼 명으로 정한 시사는 시장경제와 사회안전망을 뜻한다.

주제 강연을 맡은 김 전 대표는 “정권이 5년 만에 바뀌니 학자도 여기 갔다, 저기 갔다 하며 특이한 얘기를 쏟아낸다”며 “이런 게 멋있게 들리면, 정부 정책의 지표가 되는 게 지금의 행태”라고 꼬집었다. 경제 본연에 집중하지 못하고, 정치 언어에 몰입한다는 지적이다. 그는 “하나의 도그마에 사로잡혀, 거기에 집착하면 정책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며 “파급효과와 (부작용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까지 폭넓게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정적 견해도 피력했다. 그는 “고용의 88%를 담당하는 중소기업은 현재의 임금도 제대로 주기 어려운 형편이니 파열음이 나는 게 당연하다”며 “임금으로 해결하려 하면 안 되고,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선 학계 전문가가 모여 현 경제 상황을 놓고 이견을 드러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는 “성장률과 실업률, 제조업 위기 등 경제가 전반적으로 역동성을 잃고 헤매는 상황”이라며 “여기에 미·중 무역 마찰은 한국이 양측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경제시스템 전체를 하루빨리 크게 바꾸지 못하면 한동안 일본이 그랬듯 ‘삶아진 개구리’ 신세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소득 불평등이 악화하는 나라”라며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고, 경제 전반에 만연한 불공정 거래 관행을 차단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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