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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원피스에 긴머리…젊은 여성 왜 콜라텍 왔나 했더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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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오래] 정하임의 콜라텍 사용설명서(22)

콜라텍의 여성은 나이 불문하고 아름답고 젋게 보이고 싶은 바람이 있다. 그러다 보니 화장이나 의상을 어울리지 않게 입고 다니는 실버들이 종종 보인다. [사진 pixabay]

콜라텍의 여성은 나이 불문하고 아름답고 젋게 보이고 싶은 바람이 있다. 그러다 보니 화장이나 의상을 어울리지 않게 입고 다니는 실버들이 종종 보인다. [사진 pixabay]

콜라텍을 다니는 여성에게는 묵시적인 필수품이 있다. 콜라텍 여성의 바람은 나이 불문하고 아름답고 젊게 보이고 싶은 바람이다. 그러다 보니 화장이나 의상을 나이와 어울리지 않을 정도로 하고 다니는 실버들을 볼 수 있다.

분명 나이가 70대인데도 화장술이 너무 화려하거나 의상은 마치 30대가 입을 것 같은 젊은 스타일로 입고 다니고 구두 역시 굽이 높아서 잘못하다 미끄러질 것 같이 불안한 신발도 보인다. 머리도 길게 늘어뜨려서 뒷모습을 보면서 마치 30대 여성으로 보았는데 앞모습을 보고 심히 놀라는 일이 빈번하다.

한 번은 춤을 추는데 아주 조그맣고 깜찍한 여성이 짧은 원피스에 각선미도 보기 좋고 머리 스타일도 젊게 한 갈래로 묶고 지나가고 있었다. 광택이 있는 검정 스팽글 원피스를 입어 저렇게 젊은 여성도 콜라텍에 드나드는구나 생각하며 춤을 추었다.

쉬는 시간 화장실에서 만난 그 여성은 나를 놀라게 하였다. 외모는 깜찍하여 30대로 보였는데 불빛 아래서 보니 70이 넘은 듯 주름이 많아 연륜을 느꼈다. ‘몸매가 받쳐주니 저런 옷차림을 소화하고 30대로 보였구나.’ 콜라텍 여성은 조명 아래서 믿지 말라는 이야기가 실감 났다.

콜라텍 출입하는 여성의 공통점은 90% 이상이 속눈썹을 붙인다는 것이다. 나는 붙이고 싶어서 알레르기 체질이라 붙일 수 없는 그림의 떡이다. [중앙포토]

콜라텍 출입하는 여성의 공통점은 90% 이상이 속눈썹을 붙인다는 것이다. 나는 붙이고 싶어서 알레르기 체질이라 붙일 수 없는 그림의 떡이다. [중앙포토]

콜라텍 출입하는 선수 여성의 공통점은 첫째, 90% 이상이 속눈썹을 붙였다. 진하고 두꺼운 파운데이션, 화려한 립스틱에 길고 진한 속눈썹을 붙인다. 여자는 속눈썹만 길어도 여성스럽고 훨씬 젊어 보인다. 나도 여성스럽고 젊어 보이고 싶어 속눈썹을 붙이고 싶지만, 알레르기 체질이라 그림의 떡이다. 나는 아이섀도도 못하고 아이라인 정도로 쳐진 눈꼬리를 올려붙이는데 어떤 때는 너무 올린 탓에 딸로부터 무서우니 좀 내리라는 부탁이 아닌 명령을 받기도 한다.

딸은 점잖아 보이지 않으니 눈꼬리를 내리라고 하지만 난 조금이라도 젊어지고 싶어 눈꼬리를 올려 그린다. 여성의 경우 나이가 들면 가장 먼저 눈과 입술에서 나잇살을 느낀다. 눈가에는 잔주름이 자글자글하고 입술 위는 주름치마처럼 금이 생긴다.

여성이 화장술로 변장해도 속일 수 없는 것이 눈가와 입술 위 치마 주름이다. 난 입술 위 주름을 보고 여성 나이를 정확하게 맞춘다. 그래서 여성은 처진 눈을 커 보이게 하려 앞트임, 뒤트임, 눈 아래 애교살 붙이기, 눈 밑 쳐짐을 잘라내는 수술을 한다.

둘째, 네일아트를 받아 단정하고 화려한 매니큐어를 바른다. 70대 중반에도 잘 다듬어진 손톱을 보면서 손톱 관리 가격도 만만치 않을 텐데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멋내기를 보면서 놀라게 된다.

셋째는 보정 옷을 입는다. 보정 옷을 입으면 몸매가 다듬어지고 단단한 촉감을 주게 된다. 춤을 추다 상대 파트너에게 몸을 스치게 되도 물컹대지 않고 단단한 몸을 드러내기 위하여 보정 옷을 입는 것이다. 상대 파트너에게 물컹거리는 살을 보이는 것을 실례고 수치라고 생각을 하기에 멋쟁이들은 보정 옷을 필수로 입는다.

넷째, 콜라텍에 오는 여성은 대부분 화려한 옷과 장신구를 착용한다. 콜라텍의 옷은 일반 세계와는 다른 패션이다. 색상은 검은색을 선호하고 반짝이는 스팽글이 많이 달린 옷을 입는다.

다섯 번째는 콜라텍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선글라스는 위장용이다. [사진 정하임]

다섯 번째는 콜라텍에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선글라스는 위장용이다. [사진 정하임]

지나가는 여성 옷차림만 봐도 어디를 가고 있는지 금세 알 수 있을 정도다. 다섯째는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이다. 처음 콜라텍을 다닐 때는 선글라스를 착용한 사람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실내조명이 어두운 편인데 왜 선글라스를 착용할까? 금의야행 격으로 밤길에 비단옷이 아무 제 기능을 못 하듯 선글라스도 햇빛 차단 목적인데 왜 실내에서 착용할까 궁금했는데 나중에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선글라스는 위장용이었다. 뒤가 켕기는 사람일수록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자신의 신분을 드러낼 자신이 없는 경우, 즉 직업상 밝히기 어려운 사람이거나 아니면 여성관계가 복잡하여 자신을 알아채지 못하게 하기 위한 위장술이었다. 현재 양다리를 걸치고 있거나 파트너가 새로 바뀌어서 다른 사람이 알아채지 못하게 하기 위한 수법으로 선글라스 착용은 일단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속담처럼 아무리 눈을 가려도 다 알아챈다. 몸집에서 풍기는 분위기에서 그 사람 신원을 금세 알아챌 수 있다.

콜라텍 문화를 선도하는 멋쟁이 여성에서 시작한 패션 아이템이 콜라텍 밖으로도 점점 퍼져나가는 것을 알게 된다. ‘내 나이가 어때서’ 노랫말처럼 콜라텍의 여성들은 점점 멋스러워지고 화려해짐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이용자 나이가 젊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아이템을 통해 더 젊고 아름다워지고 싶은 여성의 욕망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입증해 주는 셈이다.

정하임 콜라텍 코치 chi99099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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