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독자 브랜드로 글로벌 화장품 시장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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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루언서’(Influencer, 영향력 있는 개인)는 유튜브·페이스북·인스타그램 같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하며 유명세를 떨치는 콘텐트 크리에이터를 지칭한다. 적게는 수십만, 많게는 수백만 이상 팔로어를 거느린 인플루언서는 ‘걸어 다니는 중소기업’으로 불린다.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다 국내 SNS 1세대 격인 싸이월드에서 이른바 ‘싸이스타’로 이름을 날렸던 한연아(사진) 대표는 국내 인플루언서의 시초로 꼽힌다. 당시 한 대표가 입었던 옷은 여성들의 큰 관심사가 됐고 싸이월드에 사진을 올린 다음 날 해당 제품은 매장에서 품절되기도 했다. 연예인 못지않은 유명세를 탔던 한 대표가 최근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했다. 그녀를 만나 그간의 소식을 들었다.

‘싸이스타’ 한연아 대표

의류 쇼핑몰을 접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던데. 
 “2005년부터 의류 쇼핑몰 ‘핑크마티니’를 운영했다. 당시 싸이월드에서 큰 관심을 받아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는 쇼핑몰이었다. 매일 여러 벌의 옷을 바꿔 입어가며 사진을 찍는 게 주된 일이었다. 이 때문에 집에서 혼자 관리하는 홈 케어는 중요한 일상이 됐다. 문득 소비자가 패션 외에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을까 궁금했다. 나만의 홈 케어 방법.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감하게 한참 잘나가던 의류 쇼핑몰을 접고 2012년 온라인 쇼핑몰 ‘쇼트벗스터닝’을 오픈했다.”
의류 사업과 다른 점은. 
 “쇼트벗스터닝을 운영하면서 수많은 수입 화장품을 경험했다. 매일 좋은 제품을 찾기 위해 테스트하고 또 했다. 까다롭게 찾아낸 제품을 소개해 좋은 피드백을 받을 때 보람도 느꼈다. 하지만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병행수입업체의 무분별한 공급이 뒤따랐다. 업체와 제휴를 맺어 판매하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었다. 나의 경험과 취향을 녹여낸다면 수입 화장품보다 더 만족감을 주는 제품을 만들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만족스러운 품질이 나올 때까지 제품 제작에 힘썼다. 그동안 써본 화장품의 장점을 조합해 제품 하나하나 콘셉트를 잡았다. 이렇게 탄생한 제품이 2016년 론칭한 ‘아이워크업라잌디스’(IWLT)다.”
제품 특징은. 
 “임신 중일 때 제품 테스트 기간을 거쳤다. 자연스럽게 임산부가 써도 문제없는 제품을 만들게 됐다. 피부에 자극이 될 수 있거나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원료를 최대한 배제했다. 인체와 유사한 성분인 생체모방수·세라마이드엔피·히알루론산 등을 비롯해 자연 친화적인 천연 식물성 원료를 바이오 테크놀로지에 접목했다. 피부를 잘 이해하는 화장품이다.”
피부 관리 비결이나 메이크업 노하우도 궁금하다. 
 “요즘 같은 환절기엔 아침에 마스크팩을 한다. 마스크팩을 한 뒤 토너로 정돈을 한 다음, 보습크림을 덧바르고 나서 메이크업을 시작한다. 화장은 튀지 않게 하는 편이다. 눈썹과 아이라인으로 포인트만 준다. 아이라인을 끝까지 그리면 자칫 강해 보일 수 있어서 눈동자를 기준으로 중간은 비우고 앞과 끝 부분만 그린다. 메이크업을 하기 전에 내 얼굴을 먼저 관찰하는 게 중요하다. 각자 얼굴형이 다른 만큼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는 자신의 얼굴형에 맞는 메이크업을 찾는 게 관건이다.”
앞으로 계획은. 
 “‘한연아’가 아닌 ‘IWLT’의 가치가 나의 타이틀이 됐으면 한다. 브랜드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매출도 서서히 오르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를 100억원으로 잡았다. 이를 위해 IWLT의 글로벌 진출에 주력할 계획이다. 미국 시장에 집중해 곧 아마존에 입점할 예정이다. 내년부터 동남아나 중국 등지에서 박람회를 통해 브랜드를 알려 나가겠다.”

글=한진 기자 jinylamp@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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