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창호씨 父 “가해자 측, 병원에 잠시 다녀만 갔다더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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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호씨의 아버지 윤기현씨가 공개한 과거 창호씨의 모습(왼쪽)과 현재 병원에서의 모습. [사진 JTBC·연합뉴스]

윤창호씨의 아버지 윤기현씨가 공개한 과거 창호씨의 모습(왼쪽)과 현재 병원에서의 모습. [사진 JTBC·연합뉴스]

지난달 25일 새벽 부산 해운대에서 만취한 운전자가 몰던 차량에 치인 윤창호(22‧카투사)씨의 아버지 윤기현씨가 사고 발생 후 16일이 지나도록 가해 운전자 박모(26)씨로부터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윤씨는 10일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에서 ‘박씨가 사고 후 열흘 만인 지난주 병원을 방문했다고 들었다. 어떤 대화를 나눴느냐’는 질문에 “저희는 병원에서 왔다 갔다 해 직접 뵙지는 못했다”며 “가해자 쪽의 어느 분이 왔었는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윤창호씨 아버지 윤기현씨. [사진 JTBC '뉴스룸']

윤창호씨 아버지 윤기현씨. [사진 JTBC '뉴스룸']

윤씨는 “국민적 공분을 사고 청와대 국민청원에 25만명 이상이 동의하는 상황이 되니 법적인 문제가 생겼을 때 ‘한 번도 안 찾아가지 않았다. 찾아갔으나 못 만났을 뿐이다’라는 자기방어 논리로 찾아왔을 뿐”이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잠시 다녀갔다는 얘기만 전해 들었다”고 덧붙였다.

윤씨에 따르면 창호씨의 현재 상태는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그는 “의료진으로부터 외형적인 부기는 가라앉고 있지만 (몸의) 내부 상태는 계속 안 좋아지고 있다고 설명 들었다”며 “현대 의학으로는 많이 힘든 상황이라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창호씨의 친구들이 올린 청원과 관련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며 초범일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재범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윤씨는 “문 대통령께서 그런 말씀을 해주셨다고 하니 감사하다”며 “대통령 말씀처럼 재범률을 낮추기 위한 교육도 선행돼야 하겠지만, 무게중심을 음주운전 자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엄격한 잣대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창호의 친구들이 음주운전을 가중처벌하는 특별법인 일명 ‘윤창호법’ 제정을 위해 국회의원 299분 모두에게 이메일을 보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씨는 면허취소 수준인 혈중알코올농도 0.181% 상태에서 BMW 승용차를 몰고 가다가 횡단보도에 서 있던 윤씨와 배모(22)씨를 덮쳤다. 해운대경찰서는 다리 골절로 전치 10주의 진단을 받은 박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거동이 가능할 때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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