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원서 개발하는 전계발광표 시장치|초박형 TV수상기 나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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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신소재분야 최첨단기술의 하나로 꼽히는 새로운 형태의 표시장치 기술이 세계 3번째로 국내에서도 금년부터 본격적인 연구개발에 들어갔다.
전계발광 표시장치(ELD)로 불리는 이 신기술은 지난해 정부의 국가주도 특정연구개발과제로 선정돼 91년까지 약4억원이 투입될 예정으로 한국과학기술원 오명환(계측소자 연구실장)?김형곤(同연구실선임연구원) 박사팀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한편 삼성?금성 등 민간업체에서도 곧 착수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ID란 얇은 절연체 사이에 전기발광물질을 발라놓은 유리기판에 외부로부터 전기를 통해주면 고유의 빛이 나오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다.
이것은 기존의 CRT(TV나 컴퓨터 모니터)나 액정표시장치(LCD)의 장점을 결합한 것으로 CRT-LCD-PDP(플래즈마 표시장치)에 이은 차세대표시장치로 각광받고있는 첨단기술의 하나.
유리판위에 얇게 입혀진 박막형태의 ELD발광 및 절연층의 두께는 10분의 1mm에 불과하며 뒷면에 덧붙여 장치하는 반도체 동작회로부분을 포함해도 표시장치 전체의 두께는 1~2cm정도다. 사과상자 만한 TV모니터 몸체를 얇은 잡지책 한 권 정도로 축소시켜 놓았다고 보면 된다.
ELD는 화면의 선명도가 뛰어나고 TV처럼 X선이 나오지도 않아 시력보호에 좋다. 소비전력도 CRT의 1백분의1정도에 불과하고 수명은 CRT의 10배인 10만 시간이나 된다.
또 LCD의 경우 응답속도는 5백분의1초 정도가 되나 이 장치는 2천배나 빠른 1마이크로초이며 가시범위도 LCD에 비해 훨씬 넓어 비스듬한 위치에서도 화면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장치가 개발완료, 실용화된다면 소형서류 가방 만한 크기의 휴대용 컴퓨터나 액자처럼 벽에 걸어놓고 볼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가격이 싸고 수명이 긴 초박형 TV가 등장하게 된다.
이밖에 각종모니터, 항공기나 고급자동차의 계기판, 전시물이나 안내표지장치에도 이용할 수 있게되며 실내조명용 광원으로도 활용이 기대되고 있다.
미국의 체리 프리너 시스팀사와 일본의 샤프사가 단색광(오렌지색)표시장치의 시제품을 2년 전에 내놓은바 있고 최근에는 천연색 표시장치의 개발에 들어가 있는데 노하우가 완전극비에 붙여져 있다.
이 기술은 발광체 제조기술?다중절연박막층 형성기술?미세가공기술?회로설계기술 등 관련기술이 많아 기술의 파급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동안 전자회로의 집적도는 급속도로 향상됐으나 화면표시장치는 이에 따르지 못해 균형 있는 발전이 되지 못한 실정으로 최근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개발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시장 규모도 엄청나 세계적으로 연간 수천억달러로 예상되고 있으며 국내시장규모는 연 수백억원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박사팀은 우선 올해 ELD재료 중 가장 높은 발광효율을 가진 ZnS(황화아연)-Mn(망간) 발광체를 얻기 위한 망간첨가방법 및 최적조건연구 등 발광층 재료개발과 각종 절연재료 (산화이트륨, 산화바륨-탄탈륨, 산화바륨-티타늄 등)개발, 그리고 그 특성 및 박막화연구에 주력할 예정. 단색광 표시장치개발이 끝나는 대로 92년부터는 천연색 표시장치에도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종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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