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B 15년 선고에 이재오 “처음부터 정치 재판, 희대의 사기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8월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0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8월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20회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는 모습.[뉴스1]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재판부가 5일 징역 15년을 선고하자 친이계(친이명박계) 좌장으로 불리는 이재오 한국당 상임고문은 “이 재판은 처음부터 정치 재판”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이 고문은 판결 직후 페이스북에 “판결 내용은 곳곳에 오류투성이”라며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식을 많이 가진 주주인데, 주식이 하나도 없는 사람을 주변의 말로만 주인으로 판단한다면 이것은 자본주의 체계를 무너뜨리는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또한 “이번 재판은 관제시민단체와 관제언론, 완장 찬 정치인들과 정치검찰·정치판사가 합작한 희대의 사기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훗날 역사는 그렇게 기록할 것이다. 정의가 권력에 의해 무참하게 짓밟히는 현장이 이명박 재판 현장"이라며 "이명박 전 대통령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이 있던 지난 5월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이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공판이 있던 지난 5월 2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은 일곱 문장의 짧은 논평을 냈다.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선과 악의 판단을 독점하면서 전직 대통령들을 적폐로 몰아가고 있다”면서도 “현 시점에서 모든 판단을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전직 대통령이 재판을 받는 것에 대하여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한국당은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하고 겸허히 수용한다. 남은 재판과정에서 억울한 점이 없도록 공명정대하고 정의로운 재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에 피고인 자리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이명박 전 대통령의 1심 선고 공판에 피고인 자리가 비어있다. [연합뉴스]

반면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1시간이 훌쩍 넘게 진행된 공판은 인내심 없이는 보기 어려운, 비리의 종합 백화점을 둘러보는 느낌”이라며 “측근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파렴치한 행위도 낱낱이 밝혀졌는데, 사필귀정이라 아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병원 원내대변인도 “국밥을 먹던 경제 대통령의 민낯은 사기 대통령이었다”며 “지금이라도 여죄를 스스로 밝히고 재판장에 나와 남은 심판을 받는 게 속죄의 길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거들었다.

민주평화당과 정의당도 비슷한 톤의 논평을 내놨다. 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BBK 사건이 2007년 대선 전에 밝혀졌더라면 MB는 대통령 선거에도 나설 수 없었을 것이라는 점에서 만시지탄”이라며 “이번 판결은 적폐청산의 큰 결실이지만, 개인이 아니라 승자독식 구조를 청산하는 것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징역 15년에 벌금 130억원이라는 죗값은 국민이 받은 고통의 크기에 비춰본다면 한없이 가벼울 뿐”이라며 “오늘 선고와 함께 역사와 국민은 MB의 부끄럽고 추한 모습을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국민과 공직자의 모범이 돼야 하는 대통령이 파렴치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에 참담하기만 하다”며 “사필귀정의 역사가 완성됐다”고 논평했다. 그러면서 “절대 권력은 절대 부패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전면적으로 뜯어고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호ㆍ윤성민 기자 gnom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