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보고」아마존 우림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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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최근 몇년새 나타난 「온실효과」로 지구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산소의 10%를 공급하며 「지구의 허파」구실을 해온 인류 최고의 밀림인 브라질 아마존 우림의 개발이 국제문제화 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농민에 토지분배와 목축산업장려·발전소 건설 등을 위해 세계은행 등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차관을 얻어 원시림인 아마존 우림을 개발하고 있으나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는 환경보호론자들과 이미 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미국등 선진국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것.
지난해 말에는 브라질의 환경보호론자인 「프린시스코·맨데스」가 아마존에서 피살되면서 아마존개발문제는 국제사회의 더 뜨거운 쟁점이 되고있다.
「맨데스」는 아마존 유역에서 고무수액을 채취해 생활하는 7만명의 생계와 이곳 생태계보호를 위해 아마존개발에 적극 반대운동을 펴온 인물이다.
그가 피살되자 국제사회는 아마존 개발에 이해를 갖고있는 대지주나 목축업자들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그에게 「아마존의 간디」라는 칭호를 주었고 미국을 비롯, 많은 나라의 정부와 환경보호론자들은 브라질 정부를 비판하고 나섰다.
국제사회가 아마존개발과 「맨데스」의 죽음에 그토록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인류의 생존이 걸린 지구의 산소와 관련되어있다.
지구상의 우림 지역은 서남아프리카와 인도네시아·아마존 등 3개 지역 총 9백만평방km로 인류가 숨쉬는데 필요한 산소의 30%를 공급한다.
아마존 우림을 비롯한 브라질의 산림은 이 가운데 5백만평방km로 브라질 영토의 60%를 차지하며 세계산소의 10%를 공급한다.
최근 수십년간 이상 기후로 아프리카와 미주지역의 사막이 확대되고 선진국의 산업으로 공기가 탁해지며 태양열을 차단해주는 오존층이 파괴되기 시작해 공기와 산소문제가 인류의 큰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이 같은 우려가 높아가고 있는 가운데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개발을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은 64년 군사정권시대부터 1천4백만 농민들의 토지요구에 대한 정책으로 대지주의 땅을 나눠주는 대신 아마존 우림을 개발해 경작토록 했고 85년 「사르네이」 민간정부가 들어선 후에도 이 정책을 계속하고 있으며 외화를 벌기 위해 이곳에 목축을 장려하고 있다.
농민들은 이 우림을 경작지로 바꾸기 위해, 목축업자들은 초지를 조성하기 위해 쉬운 방법으로 불을 놓는다.
또한 수액을 쉽게 채취하기 의해 고무나무가지에 불을 놓는다.
이 때문에 아마존 우림 지대에선 87년 한해만도 17만건의 방화 및 산불이 일어나 한반도 면적에 가까운 18만평방km를 태웠고 지난해에도 하루평균 5천건이 발생했다.
지금까지 이같이 불태워진 우림 면적은 60만평방km로 브라질 전체산림의 12%나 된다. 브라질 정부는 이곳에 또 대규모 댐 건설을 계획하고 있어 이 같은 추세라면 머지 않아 아마존 우림은 완전 소실돼 지구, 특히 미 대륙에서 산소부족사태가 날 것으로 환경보호론자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은행과 미국의 식품업자들도 비판을 받고 있다.
세계은행은 84년부터 아마존유역을 연결하는 도로건설과 수력발전소 건설에 각각 5억 달러씩을 지원했고 맥도널드 등 미 식품회사들은 값싼 쇠고기를 얻기 위해 브라질 목축업자들의 아마존훼손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아마존유역개발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 브라질 정부는 국제사회의 거센 반발로 지난해 10월 ▲농업장려 중단 ▲목재수출금지 ▲환경보호실시 등 아마존보호정책을 발표했으나 이를 강력히 시행할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 국민들은 선진국과 환경론자들의 주장을「배부른 타령」으로 몰아 세우고 우선 먹고사는 것이 급하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선진국들이 공업화로 자기들의 환경을 망쳐놓고 자신들에게 산소공급처를 보호하라는 것은 웃기는 얘기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선진국 일부에선 브라질 등 제3세계 우림 국가들의 외채를 경감해주거나(88년말 토론토 서방 7개국 정상회담에서 서독 「콜」수상) 산소 값을 지불하자는 제안이 나오고 있으나 환경을 걱정하는 정도가 나라마다 다르고 환경문제를 논하면서도 비용에 인색한 정부들이 이를 받아들이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인류는 자신의 생존조건을 보존하는데 더 많은 지혜를 동원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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