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쌀 생산량도 400t 밑돌 듯…쌀값 상승세 당분간 지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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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벼 생산량이 사상 처음으로 400만t을 밑돌았던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이에 따라 쌀값은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농촌경제원 농업관측본부에 따르면 올해 쌀 생산량은 383만~387만t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397만t)보다 2.7~3.6% 감소한 수치다. 쌀 생산량은 2009년 492만t을 기록한 뒤 2012년(401만t)까지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3~2015년 일시적으로 증가했지만 2016년 이후 다시 감소하는 추세다.

일단 벼 재배 면적이 73만8000㏊로 지난해(75만5000㏊)보다 2.2% 줄었다. 지난해(-3.1%)와 최근 5년 평균(-2.3%)보다는 감소 폭이 작지만, 추세가 바뀌지는 않았다. 전국적으로 전남 지역이 6400㏊ 줄어 감소 규모가 가장 컸고, 전북과 경남도 각각 3700㏊, 2200㏊ 줄었다.

생육 상황 또한 좋지 않았다. 여름철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상여건 악화에 따른 것이다. 1㎡당 벼알 수는 3만3531개로 지난해 3만3935개보다 1.2% 줄었다.

재배 면적 감소와 생육 상황 저조에 따른 생산량 감소는 쌀값 상승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올해 초과 공급 물량은 8만t 정도로 최근 5년 평균(23만t)보다 훨씬 적다. 이에 따라 수확기(10~12월) 쌀값은 당분간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미 올 8월 기준 쌀값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0%가량 올랐다. 2017년 12만 원대였던 80㎏ 기준 산지 가격이 올해는 17만 원대다.

농업계에선 이런 쌀값 상승을 ‘쌀값 정상화’라고 이야기한다. 2013년~2016년 풍년으로 쌀은 값이 내린 반면, 소비자 물가는 이 기간 1.3~1.9% 상승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에 정해질 쌀 변동직불금(2018∼2022년산 쌀)의 목표가격도 쌀값에 영향을 줄 전망이다. 쌀값이 목표 가격을 밑돌면, 정부가 이를 통해 일부를 농가에 보전해준다. 5년 전 정한 목표 가격은 80㎏당 18만8000원이었다. 이개호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올해) 최소한 19만4000원은 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종=장원석 기자 jang.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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