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환자 100명, 건강보험료 4억 내고 225억원어치 혜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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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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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C(15)씨는 희귀난치성 질환인 혈우병을 앓고 있다. 중국에서 치료가 어렵자 그의 부모는 한국에 넘어와 건강보험에 지역가입자로 가입했고, C씨는 한국에서 병원 치료를 받게 됐다. 3년간 병원비로 4억 7500만원이 나왔지만 건강보험에서 4억 2700만원을 부담했다. 건강보험공단은 C의 부모가 본인 부담으로 지불한 4천800만원 중 1천800만원을 본인부담 초과액이라며 다시 돌려주기까지 하였다. 이 기간동안 C의 부모가 납부한 건강보험료는 260만원에 불과하다.

최근 5년간 C씨와 같은 외국인 환자 100명을 치료하는데 들어간 건강보험 부담금이 224억 8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낸 건강보험료 총액은 4억원 정도로 이들이 초래한 건강보험 재정적자가 220억원이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의원(바른미래당)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치료비를 많이 지출한 외국인 환자 상위 100명의 자료를 받아 분석한 결과를 30일 공개했다,

최 의원의 분석에 따르면 고액 치료를 받은 외국인 환자 중 상당수는 중국국적(68명)이다. 다음으로는 미국(15명) 국적이 많았고, 러시아ㆍ일본ㆍ 베트남은 각각 2명 등이었다.

100명 중 60명은 지역가입자였고, 나머지 40명은 직장가입자였다. 세대주(27명)나 가입자 본인(10명)보다 세대원(33명)이나 피부양자(30명)가 더 많았다. 나이대별로 보면 61세 이상의 고령층이 가장 많았고, 51세 이상이 100명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체류 자격별로는 재외동포인 ‘F4’ 비자를 통해 들어와 치료를 받은 사람이 38명으로 가장 많았고, F5 영주비자 17명, F1 방문자 동거비자 14명, F2 거주비자 9명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3년간 3만 2000여명의 외국인이 치료만 받고 출국했다. 이들이 건보로부터 받은 보험혜택도 3년간 228억에 달한다. 현행 국민건강보험법은 직장가입자가 아닌 외국인의 건강보험 가입을 3개월 이상 국내에서 거주할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 영국은 6개월 이상, 일본은 1년 이상 거주하는 외국인에게만 건강보험 가입 자격을 준다. 독일은 협약을 체결한 국가의 국민만 건강보험 가입을 허용하고 있다. 최 의원은 “건강보험 재정 건정성을 위해 우리나라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의원은 이날 외국인이 지역가입자로 건강보험에 가입할 수 있는 최소 체류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바꾸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그는 “건강보험은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돈인만큼 재정건정성이 중요하다”라며 “외국인 얌체 환자들을 방지할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스더 기자 etoil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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