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북한의 평양 시민들 사이에서 지난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5·1경기장 연설 내용에 호응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 현지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역사상 처음 평양의 15만 군중 앞에서 연설하며 시민들의 기립박수와 환호를 받았다. 문 대통령이 파격적인 내용의 연설로 평양 시민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자 당황한 북한 당국은 몰래 여론 동향에 대해 살피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들이 전했다.
평양의 한 소식통은 이날 “지금 평양에서 문 대통령의 연설을 둘러싸고 긍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며 “문 대통령이 북한 인민들에게 ‘어려운 시절에도 민족의 자존심을 지키며 끝끝내 스스로 일어서고자 하는 불굴의 의지를 보였다’며 격려한 대목은 눈물이 날 만큼 감동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지금까지 남한은 적대국이라고 교육받았지만 문 대통령이 진정성 있는 연설을 하고 김정은 위원장과 두 손을 잡으며 웃는 모습을 보게 되니 같은 민족이라는 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능라도 5·1경기장에 운집한 15만 평양 시민 모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하는 이른바 ‘1호 행사’ 참가자로 엄격히 선발된 사람들”이라면서 “이들이 문 대통령의 연설에서 진심이 느껴진다는 말을 가족과 친지들에게 전해 북한 사법 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식통은 또 “평양민심이 문 대통령에게 기울고 있다고 판단한 보위성에서는 비밀리에 평양시 각 구역 인민반장들에게 주민 여론동향을 파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며 “보위성에서는 남한대통령의 평양 연설 파장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평안북도의 한 소식통은 “이번 추석에 평양에서 온 친척들과 문 대통령 이야기로 하루를 보냈다”면서 “문 대통령의 연설에 평양 시민들이 박수 치고 환호한 것은 사전 조직된 1호행사의 흐름이었으나 겸손하고 진솔한 문 대통령의 모습과 연설을 접하는 순간 마음에서 우러나 박수 쳤다는 행사 참가자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