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호화 전용기, 선물 받았다" 터키 에르도안 진실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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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유권이 카타르 왕실에서 터키 대통령실로 넘어간 5000억원대 호화 전용기의 진실을 둘러싼 논란이 터키에서 불거졌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카타르 군주로부터 선물받았다”고 밝힌 반면 터키 야당은 “대통령실이 직접 구입했다”고 주장하며 설전을 벌였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P=연합뉴스]

지난 16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는 기내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우리가 그 전용기에 관심을 나타냈고, 카타르 군주가 그 소식을 듣고는 ‘터키로부터 돈을 받지 않을 것이다. 선물로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고 17일 일간지 휘리예트 등 터키 언론이 보도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전용기는 내 것이 아니라 터키 공화국의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한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설명은 지난 13일 친정부 성향 일부 터키 언론이 “카타르 군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가 왕실의 ‘보잉 747-8’ 기종 전용기를 에르도안 대통령에게 선물했다”고 쓴 보도에 대한 것이다. 이 기종은 원래 400여 명을 태울 수 있지만 터키 대통령실로 넘어간 이 전용기는 94명이 탈 수 있게 개조됐고, 내부엔 라운지와 침실  및 수술실 등 다양한 호화 시설을 갖췄다.

지난달 터키를 찾은 카타르의 군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오른쪽)와 에르도안 대통령이 포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달 터키를 찾은 카타르의 군주 셰이크 타밈 빈하마드 알타니(오른쪽)와 에르도안 대통령이 포옹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이에 앞서 지난 13일 터키 제 1야당 ‘공화인민당’(CHP) 소속 감제 타시츠에르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해당 항공기에 대해 카타르 왕실로부터 매각의뢰를 받은 스위스 업체에 직접 물었더니 매물로 나온 이 전용기가 팔렸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거래 회사가 팔았다는데 왜 (에르도안) 지지자들은 선물이라고 하나?”라고 썼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선물”이라고 해명한 데 대해 CHP 대표는 “그런 선물을 받는 게 불편하지 않나”라며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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