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UC 산타바바라(UCSB)와 지질조사국ㆍ캘리포니아주립대 롱비치(CSULB)ㆍ센트럴미시건대학(CMU) 공동연구진은 14일(현지시간), '환경DNA(eDNA)'를 이용해 연안에 상어가 있는지를 알아낼 수 있는 상어 탐지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eDNA는 해양생물이 남기고 간 피부조직ㆍ배설물ㆍ점액 등에서 유전정보를 추출한 것으로, 해당 종의 위치와 이동 경로 등을 분석하는데 용이해다. 덕분에 멸종위기에 처한 보호종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이 발표한 'eDNA를 이용한 캘리포니아 남부의 상어 탐지' 논문은 국제학술지 해양과학프론티어(Frontiers in Marine Science)에 게재됐다.
유전자증폭기술로 상어 eDNA 분석...바닷물 샘플과 대조해봤더니
연구팀은 먼저 캘리포니아 남부의 카핀테리아 해안을 따라 서식하는 청년기 상어의 몸에 위성ㆍ해양 탐지기를 부착했다. 그리고 이들이 여름과 가을에 주로 서식하는 지역에서 상어의 eDNA를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바닷물 샘플을 채취했다.
샘플에서 상어의 eDNA를 분석하는 데는 디지털 중합효소연쇄반응(PCR)과 유전자 표지(genetic marker) 기술이 이용됐다. PCR은 DNA 분석이 쉽도록 DNA를 수백만 배 크기로 증폭하는 기술이다. 영화 쥬라기공원에서 호박화석에 담긴 모기에서 공룡 유전자를 추출ㆍ재현하는 데 이용된 방법과 같다.
확대된 eDNA가 상어의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데는 유전자 표지 기술이 이용됐다. 유전자 표지란 생물의 품종이나 혈통ㆍ유전적 특징 등을 가리키는 지표다.
연구진은 상어가 있는 곳에서 채취된 바닷물 샘플과 실제 상어의 피부 조직에서 직접 추출한 유전자와 비교·분석했더니 일치함을 알 수 있었다. 수 마일 떨어진 바다에서 채취한 바닷물은 반응하지 않았다. 바닷물 샘플이 상어를 탐지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밝힌 것이다.
자율주행차에 eDNA 분석법 적용시켜 상어 존재 여부 파악할 것
연구를 진행한 미 지질조사국 소속 환경학자이자 UCSB의 해양과학연구소 연구원인 케빈 래퍼티는 "이 연구가 완성되면 해안 경비원들이 해안가에서 바닷물을 떠서 흔들어보고 상어가 근처에 있는지를 바로 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논문의 공동집필자이자 CSULB의 상어 전문가인 크리스 로위는 "eDNA 분석법을 자율주행차에 적용하는 것이 연구의 목표 중 하나다"며 "차량이 해안을 따라 바닷물 샘플을 채취하면 이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공유, 분석결과를 해안경비요원들에게 문자로 전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