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엔 북한대표부 신임대사 다음주 부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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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내 유일한 대북 창구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의 김성(53) 신임대사가 다음주 부임한다. 북한대표부 대사 자리는 전임인 자성남 대사가 지난 7월25일 귀임한 뒤로 공석이었다.

김성 대사, 넉달만에 미 비자 발급 #유엔총회 개막 앞두고 뉴욕 도착 #김용순 전 비서의 아들 설 유력

12일(현지시간) 유엔 소식통에 따르면 김 신임대사가 미 국무부로부터 넉 달째 비자를 발급받지 못하다가 최근 받으면서 유엔총회를 앞둔 다음주 부임한다. 이로써 북한대표부는 두 달 가까이 이어져 온 대사 공백 사태를 해결하고, 18일 개막하는 제 73차 유엔총회를 치를 수 있게 됐다.

대사 공백기간 동안 김인룡 차석대사가 대리 대사로 일했다. 북한대표부는 박성일과 최근 부임한 리용필 등을 포함해 중량감 있는 4명의 대사 체제를 이루고 있다. 유엔주재 한국대표부의 경우 조태열 대사를 포함해 대사급 3명이 포진하고 있어 북한 측이 한명 더 많은 셈이다.

박성일ㆍ리용필 차석대사는 이른바 ‘뉴욕채널’로 불리는 북한대표부 내에서 북ㆍ미 관계 관련업무를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신임대사도 뉴욕채널 강화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주재 대사는 여타국의 일반 대사와 달리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가 필요없지만, 미국에서 근무하는 만큼 미국 비자가 필요하다. 그러나 미 국무부가 지난 넉 달 동안 비자발급을 해주지 않으면서 김 신임대사는 그동안 중국 베이징에 머물러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이 5월 말 중국 주재 미국대사관에 유엔 주재 대사로 김성이라는 인물의 미국 비자를 신청했지만 발급받지 못했다”며 “북-미 간 비핵화 교섭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어 미국이 북한을 견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김 신임대사에 대한 전격적인 비자 발급은 지난달 말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취소 이후 경색됐던 북ㆍ미 관계가 최근 풀어지면서 가능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 신임대사는 2003년 사망한 김용순 전 노동당 대남당당 비서의 아들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유엔의 한 소식통은 “일단 이름이 똑같고, 정보 당국 등의 판단으로 볼 때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신임대사는 평양외국어학원과 김일성종합대 외문학부 영어과를 나왔으며, 2014년께 유엔주재 북한대표부에서 참사관으로 근무한 기록이 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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