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서비스 중시하는 한국, 원하는 답만 잘해도 매출 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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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이나 서비스를 샀는데 불만이 생겼다. 이전에는 고객서비스(CS) 센터에 전화를 걸어 따졌다. 요즘은 챗봇을 이용해 실시간으로 인공지능(AI)과 메시지를 주고받아 불만을 해결한다.

고객서비스 솔루션 업체 제니시스 글로벌 세일즈 총괄부사장 마크 터너 인터뷰

‘콜센터’로 불리던 고객서비스 시장이 달라지고 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같은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되면서 진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와중에서 미국 제네시스는 고객서비스를 통합 운영하는 소프트웨어로 이 분야 선두를 달리고 있다. 100개 국가에서 1만여 기업이 고객서비스 분야에서 제네시스의 '옴니채널' 솔루션을 쓴다. 한국에선 150여 개 기업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 3년간 매출이 연평균 570% 늘었고 지난해는 400% 성장했다.

지난달 23일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털 서울 코엑스에서 만난 마크 터너 글로벌 세일즈 총괄부사장은 “한국 소비자는 사후관리(AS)를 비롯해 고객서비스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신기술에 대한 관심도 많다”며 “챗봇 등 새로운 고객 서비스에 대한 한국 소비자의 반응은 관련 서비스나 솔루션을 개발하는 업체에 중요한 지침이 된다”고 말했다.

마크 터너 제네시스 글로벌 세일즈 총괄 부사장. [사진 제네시스]

마크 터너 제네시스 글로벌 세일즈 총괄 부사장. [사진 제네시스]

터너 부사장은 "챗봇이 고객서비스 시장 판도를 바꿀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그랜드 뷰 리서치는 2025년까지 챗봇 시장이 연평균 24% 성장해 1조4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LG·CJ·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을 비롯해 대형병원까지 챗봇을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터너 부사장은 “챗봇은 딥러닝을 하는 인공지능이 기반인 서비스인 만큼 얼마나 정확하고 많은 정보가 제공되는지에 따라 서비스 질이 달라진다”며 “고객서비스가 통합 운영돼야 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 의류업체인 막스 앤 스펜서의 경우 회사 전 부서의 업무 내용을 통합하는 옴니채널 솔루션을 고객서비스에 적용해 전체 매출의 4%가 늘어나는 효과를 봤다. 예컨대 결혼으로 기존 주소를 변경하고 싶다는 고객의 요청을 받은 영업부서의 데이터가 공유돼, 고객서비스 차원에서 결혼 축하 선물을 보내는 ‘감동 마케팅’을 벌여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터너 부사장은 “고객 서비스 센터는 소비자와 직접 대면하기 때문에 고객과 가장 가깝고 정확한 정보가 모이는 곳”이라며 “이 정보를 활용해 고객은 더 편리하게 고객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기업은 매출 증대 효과를 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객서비스 센터에 연락하는 고객은 대개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불만이 있게 마련이다. 응대에 작은 미숙함이 있어도 크게 기분이 상할 수 있다는 의미다. 터너 부사장은 “불만이 있어 연락했는데 담당자 연결을 위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면 그 과정에서 고객 불만은 증폭된다”며 “고객이 가장 편한 방식으로, 한 번에 원하는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터너 부사장은 또한 중소기업일수록 고객서비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소기업 제품 구매에 망설이는 이유로 AS 등 고객서비스에 대한 불안이 꼽힌다”며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고객서비스 개선 효과가 더 큰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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