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당 120mm···제주 관측사상 최대 물폭탄에 쑥대밭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1일 광주광역시 남구 주월동 골목길이 폭우에 침수된 가운데 한 주민이 물에 잠겨버린 차량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지난 1일 광주광역시 남구 주월동 골목길이 폭우에 침수된 가운데 한 주민이 물에 잠겨버린 차량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국내 관측 사상 2번째 폭우…한라산 남쪽 '쑥대밭' 

제주도에 기상 관측 이후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면서 주택과 도로 침수 피해가 속출했다.

제주, 기상관측 사상 최악 폭우 쏟아져 #서귀포 일대 주택·건물·도로 곳곳 침수

2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제주도 남쪽인 서귀포 일대에 시간당 최고 120.7㎜의 비가 쏟아졌다. 제주 지역에서 시간당 120㎜가 넘는 폭우가 내린 것은 기상관측 이후 처음이다. 전국적으로도 1998년 8월 6일 강화에서 기록된 123.5㎜에 이어 2번째로 많은 강우량을 기록했다.

단시간에 쏟아진 폭우로 인해 한라산 남쪽인 서귀포 곳곳에서 주택과 도로·차량 등이 침수됐다. 이날 서귀포시 중문·대포·강정 등에서만 주택과 건물 26곳이 침수 피해를 봤다. 이날 제주에 내린 비는 2016년 10월 5일 태풍 ‘차바’ 당시 116.7㎜, 1995년 7월 7일 92.5㎜ 등을 크게 넘어선 국지성 호우다.

도로 침수로 인한 차량 고립과 도로 통제도 속출했다. 이날 오후 2시 25분쯤 서귀동 서문로터리 인근에서는 승용차 1대가 도로에 불어난 물에 떠내려갔다. 오후 3시 10분에는 서홍동 솜반천사거리에서 버스가 갑자기 불어난 물에 잠겨 한때 고립되기도 했다.

지난 1일 폭우가 내린 제주 서귀포시에서 라이트를 켠 차들이 침수된 도로를 조심히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일 폭우가 내린 제주 서귀포시에서 라이트를 켠 차들이 침수된 도로를 조심히 지나고 있다. [연합뉴스]

태풍에 폭우에 주민들 ‘트라우마’…관광객도 ‘발 동동’

도로 곳곳이 물에 잠기면서 제주를 찾은 관광객들도 큰 불편을 겪었다. 이날 서귀포과학고에서 하례 입구 저지대 도로가 침수돼 왕복 4차로 중 2차로가 한때 통제됐다. 천제연폭포 인근 도로와 강정동 신시가지 등에서도 불어난 물로 인해 차량 통행에 차질을 빚었다.

호남 지역에서도 국지성 호우로 인해 피해가 속출했다. 2일 광주광역시에 따르면 전날 광주에는 시간당 최고 61㎜의 폭우가 쏟아져 주택과 상가·도로 등에서 132건의 침수피해가 났다.

이중 남구 주월동과 백운광장 일대는 지난달 27일 침수 피해를 본 이후 닷새 만에 또다시 막대한 수해를 입었다. 주월동에서는 기습적인 폭우로 주택과 상가 70여 곳, 차량 50여대, 아파트 지하시설 등이 침수됐다. 백운광장과 백운고가 인근 도로에서도 갑자기 불어난 물로 차량 통행이 제한됐다. 전남에서도 이틀 동안 신안 가거도 182㎜를 비롯해 보성 복내 165㎜, 광양 149.5㎜, 순천 134㎜ 등의 호우가 쏟아졌다.

광주광역시=최경호 기자 ckhaa@joongang.co.kr

지난달 27일 집중호우 당시 물에 잠긴 광주 남구 백운동 일대 도로. [연합뉴스]

지난달 27일 집중호우 당시 물에 잠긴 광주 남구 백운동 일대 도로. [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