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성명에 쓰이는 「실리콘 겔」-암 유발 위험 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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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내에서도 여성들의 유방 복원수술에 많이 쓰이는 실리콘 겔(액체실리콘)이 암을 유발함은 물론 암의 조기진단에도 큰 장애요소가 되는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워싱턴대 의대 「주디·디스토엣」교수 (방사선과)는 X-레이가 실리콘 겔을 투과할 수 없기 때문에 암의 조기진단과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 유방 복원수술의 보형물이 땅콩기름과 같은 투명물질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리콘보형물은 유방조직의 25∼80%를 X-레이로부터 차단시키기 때문에 수술 받은 여성들은 매달 자가진단을 게을리하지 말아야하며 병원에 가서는 수술 받은 적이 있음을 꼭 미리 밝혀야 한다는 것.
이에 앞서 미 소비자단체인 퍼블릭 시티즌은 실리콘겔의 제조업체 다우코닝사 자체연구소의 실험결과 등을 근거로 실리콘 겔의 사용을 금지해 주도록 미 식품의약국(FDA)에 강력히 촉구했다.
다우코닝사가 실험쥐 1백50마리에 실리콘 겔을 주입한 뒤 관찰한 실험에 따르면 쥐의 20∼26%에서 섬유 육종이 나타났으며 이 중 18∼21%는 악성 종양으로 발전, 몸 전체에 새로운 종양이 생긴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의 경우 지난 60년대이래 약2백만 명의 여성이 실리콘 겔로 유방의 원형을 되찾는 수술을 받았으며 매년 약 13만명이 새로 수술 받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학병원의 경우 안전성이 높은 고체 실리콘을 사용하고 있으나 일부 개원 의들이나 무자격 의료행위자들은 일본 등에서 수입되는 실리콘 겔을 유방 성형수술에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어 유방암의 발병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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