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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 접촉」고문으로 조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국회광주특위(위원장 문동환)는 30일 광주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2차 청문회를 속개, 정동년(김대중내란음모관계자)·정승화(전 육참총장)·심재철(전 서울대학생회장)·정기용(내란음모사건담당육군검찰관)·김종배(광주시민군 위원장)씨 등 5명의 증인을 참석시킨 가운데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의 조작여부, 12·12사태 및 5·17의 진상, 광주사태진압과정 등에 대해 신문했다.
이날 청문회는 KBS와 MBC-TV로 생중계 됐다.
광주특위는 이날 청문회에 이어 오는 6일엔 신현확·이신범·한상석씨, 7일엔 정호용·윤흥정씨로부터 증언을 들어 광주사태의 발포책임자 등을 추궁할 예정이다.
이날 첫 증언에 나선 정동년씨는 『80년5월17일24시를 기해 군용지프를 탄 4명으로부터 체포돼 보안대 지하실에서 조사를 받았다』며 『김대중씨로부터 5백만원의 자금을 받은 사실은 없고 조사과정 중 고문에 의해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는 『당시 군부는 광주지역수습대책위원장인 김종배씨와 명노근씨 등을 이른바 「폭도수괴」로 만들려다 잘되지 않자 본인을 폭도대장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5·17이전 학생시위대는 평화적인 방법으로 가두시위를 했으며 방화사실 등은 목도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80년5월17일 밤합수부에 체포되기까지 김대중씨를 만난 적이 없다』고 당시 정부조사발표내용을 부인하고 『당시 조사과정에서 김대중씨를 만나 활동자금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은 사실이나 살인적 고문 때문에 허위자백이라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계속 주장했다.
정씨는 『김상현씨를 만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
정승화 전 육참총장은 79년10월26일 박정희 대통령 시해사건 때 『당시 계엄사령관으로서 파악한 국내외동향은 북한에는 긴장감만 있었지 대부대이동 등 침공징후는 없었으며 국내정세도 생각보다 조용했었다』고 증언했다.
정씨는 『12월12일 합동수사본부에 연행되던 날 중앙청·육군본부 등을 점령한 육군9사단, 30사단, 공수제1·제3여단 등에 대해 서울이동명령을 내린 일이 없으며 육군20사단도 서울근교에 계엄예비부대로 주둔시켰을 뿐 특별한 임무를 하달한 일이 없다』고 밝히고 『이들의 작전은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명령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추측한다』고 말했다.
정씨는『80년 5·17전에 3김씨에 관해 매도한 적은 없으나 다만 김대중씨에 대한 개인신상을 이야기한바 있다』고 말하고 『당시 중정이 작성한 김씨의 신상기록을 보면 군의 지휘관입장에서 볼 때 반공국가로서 저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염려스럽다고 생각했으며 그러한 말을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정씨는 『12·12사태는 권력을 지향하는 일부 군인들에 의해 저질러진 군사반란이며 쿠데타에 목적을 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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