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소니·닌텐도 모션 플레이 강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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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게임시장의 2006년 화두는 '모션(motion)''온라인(on-line)''모바일(mobile)'.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10일(현지시간)부터 이어진 세계 최대 게임쇼'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가 세 가지 차세대 비전을 제시했다. 미국 MS와 일본의 소니.닌텐도 등 비디오게임기 빅3는 첨단 입체 형상 기술을 선보였다. 이에 맞서 세계 게임시장에서 풍운아로 등장한 한국업체들은 온라인 대작게임과 다양한 모바일게임들을 내놓아 관람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7년 가까이 E3를 찾은 모바일 게임업체 지오인터랙티브의 김병기 사장은 "세계 게임시장이 비디오에서 온라인, 모바일로 옮겨 가는 추세"라며 "이번 전시회에서 MS.소니.닌텐도 등 빅3 비디오 게임업체도 인터넷에 연결되는 게임을 선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입체 공간서 게임을= 빅 3 게임업체들은 이번 전시회에 차세대 게임기를 전시하면서, 앞다퉈 모션 플레이 기능을 강조했다. 모션 플레이는 테니스 게임에서 막대기 모양의 작동기(컨트롤러)를 휘두르면 그 동작을 그대로 화면 속의 캐릭터가 라켓을 스윙해 공을 주고 받는 것으로 바꿔주는 원리다. 특히 액션 게임에서는 캐릭터들이 칼을 휘두르며 싸우는 장면을 실제와 똑같이 할 수 있다. 소니코리아의 강희정 차장은 "비디오 게임기가 이젠 눈으로만 보는 시대에서 몸으로 느끼고 즐기는 세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회사는 닌텐도. E3 개막 직전 차세대 게임기 'Wii'를 발표한 데다 핵심 기능으로 모션 플레이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닌텐도의 사우스홀 전시관에는 Wii 게임기가 처음으로 공개돼 수많은 관람객들이 20여개의 새로운 게임들을 체험하기 위해 줄을 늘어섰다. 이와타 사토루 닌텐도 사장은 "사람 동작을 그대로 전달하는 Wii 게임은 일반인들도 게이머처럼 손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시장을 크게 넓힐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닌텐도 전시관 주변에서는 Wii의 가격이 250 달러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추측했다.

MS는 지난해 말 선보인 'X박스 360'을 올해 본격적으로 팔기 위해 이번 전시회에는 X박스 360용 게임 타이틀을 대거 내놓았다. MS의 사우스홀 전시관에서는 수많은 관람객들이 수십 가지의 다양한 게임들을 즐겼다. MS의 아태 대표 앨런보우먼는 "경쟁업체(소니.닌텐도) 제품이 시장에 나오기 전에 X박스 360을 1000만대 이상 팔고, 올해 말까지 160개 이상의 게임 타이틀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소니도 이번 전시회에 처음으로 연말 출시 예정인 차세대 게임기 'PS3'의 가격과 모션 플레이 기능을 소개했다. PS3가격은 499~599 달러(기억용량별)로 지난해 말 출시된 'X박스 360'(299~399 달러)보다 비싸다. PS3 개발 담당자 쿠타라기 켄은 "PS3의 가격은 599 달러"라며 "고가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을 때의 금액과 사원 식당에서의 식사 금액을 비교하는 것은 유치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모바일로 승부= 엔씨소프트.웹젠.예당온라인 등 한국 3개 게임사의 독립부스는 물론 한국공동관도 연일 관람개들이 몰려 들었다. 3개 게임사는 메인홀인 사우스홀에 E3 참가 사상 최대 규모의 전시관을 열고 일제히 새로운 대작 게임을 공개했다. 2년여간 공들여 만든 엔씨소프트의 신작 '아이온:영원의 탑'은 이번 전시회에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시연 모델을 내놓았다. 김택진 사장은 "천상의 세계를 배경으로 한 인간종족(아이온)과 다른 세력간의 싸움을 담은 온라인 다중플레이 게임"이라며 "특히 실물과 거의 같은 캐릭터들의 그래픽이나 톡톡 튀는 게임 스토리 등으로 관람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웹젠은 새로운 대작게임 '헉슬리'를 내놓으면서 PC는 물론 X박스360용 버전도 시연했다. 김남주 사장은 "최대 게임시장인 미국에서도 X박스 이용자들이 '헉슬리'로 온라인 게임을 본격적으로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헉슬리는 2007년 초 온라인 모델을, 하반기에 X박스용 제품을 각각 출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또 모바일 게임이 새로운 주류로 자리잡았다. MS나 EA 등 세계적인 게임 타이틀 회사들이 올해 처음으로 휴대전화기용 게임을 선보이거나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빌 게이츠 MS 회장이 모바일 게임을 화두로 던졌다. 게이츠 회장은 개막 연설에서 "앞으로 비디오 게임기인 X박스 360이나 PC는 물론 모바일 단말기를 이용해 게임을 즐기는 '라이브 애니웨어'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MS가 모바일 게임 개발계획을 밝힌 것은 처음. 게이츠 회장은 "올 겨울 휴대전화용 게임을 모은 '모바일 아케이드'를 서비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덕분에 모바일 게임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업체들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 게임빌 등 모바일게임기 업체들은 공동관에서 47종을 선보였다. 게임빌의 모바일 레이싱'버스트랠리'는 휴대전화기에서 초당 20프레임의 빠르고 선명한 그래픽을 보여주어 관심을 끌었다. 게임산업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22억4900만 달러 규모였던 세계 모바일 게임시장이 올해 31억9200만 달러, 내년 42억900만 달러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KOTRA가 E3 사상 처음으로 수출상담장을 마련한 '한국관'에는 10, 11일 이틀간 미국.일본.프랑스.독일.덴마크.스위스 등 세계 20여개국에서 찾아온 바이어들이 다녀갔다. 특히 미국 MS와 EA, 프랑스 추구루(Chugulu) 등 세계적인 게임업체 관계들은 수출상담을 가졌다. KOTRA에서는 10일 하루 5000만 달러의 상담이 이뤄져 전시회 기간(3일) 1억5000만 달러의 수출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했다.

LA(미국)=이원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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