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총 난사 70대, 계획 범행에 무게…경찰 조사에서 한 말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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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9시 15분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발생한 엽총 난사 사고로 공무원 등 3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이 사고가 난 소천면사무소를 통제하고 있다. [뉴스1]

21일 오전 9시 15분 경북 봉화군 소천면사무소에서 발생한 엽총 난사 사고로 공무원 등 3명이 부상을 당해 병원에 이송됐다. 경찰이 사고가 난 소천면사무소를 통제하고 있다. [뉴스1]

경북 봉화군의 소천면사무소 등에 엽총을 난사한 70대 남성이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경북 봉화경찰서는 22일 면사무소 엽총 난사사건과 관련된 수사 브리핑을 통해 “계획된 범행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살인 등 혐의로 체포된 김모(77)씨는 전날 7시 50분쯤 소천파출소를 찾아 보관 중이던 엽총을 출고했다. 그는 곧바로 차를 몰고 평소 상수도 사용 문제 등으로 갈등을 빚던 이웃 주민 임모(48)씨 집으로 향했다.

김씨는 목적지에 도착해 차에 탄 채로 기다리다가 오전 9시 13분쯤 귀가하는 임씨를 발견하고 엽총을 1발 쐈다. 어깨에 총을 맞은 주민은 인근 풀숲으로 급히 피했다. 김씨는 달아나는 피해자를 향해 총을 2발 더 쐈지만 빗나갔다.

이후 김씨는 차를 몰고 나와 소천파출소를 둘러본 뒤 오전 9시 31분쯤 현동리 소천면사무소에 들어가 2차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가 쏜 총에 맞은 민원행정 6급 손모(47)씨와 8급 이모(38)씨 2명은 가슴 등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겼으나 결국 숨졌다.

김씨는 조사과정에서 “정조준해서 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냥 사람을 향해 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씨가 이웃 주민 임씨와 상수도 사용 등 문제로 갈등을 겪어오다가 1차 범행을 했고 이 민원처리에 불만을 품고 면사무소까지 찾아가 2차 범행을 한 것으로 진술했다”고 말했다. 다만, “언제부터 범행을 계획했고 실행을 결정했는지는 추가로 수사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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