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내란」고문으로 조작"-김상현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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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국회 광주특위는 19일 주영복 전 국방장관과 김상현씨를 출석시킨 가운데 청문회를 열고 5·17 비상계엄확대조치의 정당성여부, 국보위설치 발상 자 및 배경, 김대중내란음모사건의 조작여부를 신문하고 1차 청문회를 끝냈다. <관계기사 5면>
특위는 이날 신문예정이었던 정동년씨와 정호용씨, 그리고 신병을 이유로 출석을 거부한 이희성씨 등 3명에 대해서는 2차 청문회의 마지막 날인 오는 26일 신문키로 했다.
주 전 국방장관은 이날 증언에서 『5월17일 전군 지휘관회의에 앞서 합참의장과 3군 총장과 만나 계엄확대조치에 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에서 유병현 합참의장이 국회 해산에 이의를 제기했으며 지휘관 회의에서도 안종훈 소장과 정원민 해군준장이 합법적인 절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사실이 있다』고 말해 국회 해산문제가 5·17 조치이전에 논의됐음을 시인했다.
주씨는 12·12 사태와 관련, 『9사단 병력이 지휘계통의 지시 없이 출동한 문제가 미8군에서도 거론 됐으나 「위컴」미 사령관은 이 문제를 더 이상 논의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주씨는 5·17 조치에 앞서 정치인을 연행한 책임자가 누구냐는 물음에 『정치인 연행은 수사권의 고유권한이며 당시 수사권은 합동수사본부장이 갖고 있었다』고 전두환 합수 본부장이 정치인 연행을 단행했음을 시인했다.
이날 두 번째 증인으로 나온 김상현씨(민주당 부총재)는 당국이 김대중 내란음모사건의 결정적 증거로 제시했던 「김대중씨로부터 5백만 원을 받아 정동년씨에게 주었다」는 공소내용은 『김대중씨를 제거하기 위해 고문으로 조작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정씨와 처음 만난 것은 83년 정씨가 석방 된 뒤 집으로 인사하러 왔을 때』라고 말하고 『당시 혹독한 고문 등으로 인해 허위 자백 할 수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김씨는 『수사과정에서 당시 이학봉 보안사 대공처장으로부터 돈을 건네주지는 않았다고 해도 좋으니 정씨를 만난 사실만 자백해달라는 회유를 받았다고 밝히고 내란음모사건은 전두환 보안사령관 등 합수부에 의해 조작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김씨는 군법회의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하고 정동년씨를 대질시켜주도록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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