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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오미가 본사 소재한 베이징을 떠나는 까닭

중앙일보

입력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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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을 방문한 레이쥔 샤오미 회장 [사진 형초연선]

우한을 방문한 레이쥔 샤오미 회장 [사진 형초연선]

# 7월 19일, 후베이성 출신인 레이쥔(雷军) 샤오미 회장이 샤오미 우한 사옥을 방문했다. 샤오미의 홍콩 상장 이후 10일이 지났을 때였다. 레이쥔 회장은 우한 하이테크 산업단지 옵틱스 밸리(光谷)에 샤오미 인공지능 본사를 짓겠다고 선언했다. 이른바 제2본사(第二总部)를 확장하기 위해 레이쥔은 향후 수년간 230억위안(약 3조 8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레이쥔 고향 후베이성 우한에 핵심 사업부 이전 #화웨이, 레노버 등 IT 기업도 비용 절감 위해 이사

# 레이쥔이 우한을 방문하기 며칠 전, 8톤 화물차 40대가 광둥성 선전(深圳)과 둥관(东莞) 쑹산후(松山湖)를 60차례 왕복했다. 이날은 중국 민영기업 매출 1위 화웨이 연구개발(R&D) 센터의 대대적인 이삿날이었다. 앞서 수년 전에는 단말기 사업부가 둥관으로 이전했었다.

중국 IT 회사들이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이른바 1선 도시를 떠나고 있다. 비단 샤오미, 화웨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앞서 6년 전에는 글로벌 PC 공룡 레노버가 우한 동호(东湖) 하이테크구에 공장을 지었다. 현재 우한 공장에서 근무하는 직원 수는 거의 1만명에 달하며, 이곳에서 생산되는 휴대폰, 태블릿 PC 등 제품 수만 연간 1억대를 상회한다. 레노버 공장이 우한으로 오자 부품 공급사 등 거래처들도 우한으로 속속 따라왔다. 2017년 4월 기준 레노버 우한 공장의 누적 생산액은 1172억위안(약 19조원), 수출액은 93억 6000만달러(약 10조원)에 이른다.

선전에 본사가 있는 ZTE 또한 2년 전 통신설비 공장 및 휴대폰 생산공장을 허위안(河源)으로 이전했다. 2017년 펀딩에 성공해 기사회생한 스마트폰 브랜드 스마티산(锤子科技)은 본사를 베이징에서 쓰촨성 청두로 옮기기로 했다.

우한 동호 하이테크구, 레노버 Z5 [사진 디이차이징, Kimovil]

우한 동호 하이테크구, 레노버 Z5 [사진 디이차이징, Kimovil]

앞서 사례들에서 보듯, IT 기업들이 본사 자체를 타지역으로 옮기는 건 아니다. 대개 연구개발센터나 생산공장을 주요 2~3선 도시나 주변 도시로 이전하는 식이다.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뭘까.

# 대표 사례 - 샤오미

후베이성 성회 우한 [사진 셔터스톡]

후베이성 성회 우한 [사진 셔터스톡]

우한에 있는 샤오미 사옥(제2본사)에서는 첨단기술 개발, 신유통, 인공지능, 핀테크 등 연구개발을 주로 하고있다. 샤오미 생태계에 편입될만한 기업을 육성하는 곳이기도 하다. 레이쥔은 우한 사옥의 인력을 향후 10년 내에 1만명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현재 우한 인력은 600여명이며, 이중 70%를 현지에서 채용했다. 2020년 즈음에는 3만제곱미터 규모의 샤오미 우한 신사옥이 완공된다.

지난해 5월에는 후베이성과 전략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창장(长江)산업펀드와 120억위안(약 2조원) 규모의 창장샤오미산업펀드를 조성해 샤오미 생태계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 레이쥔의 목표는 향후 5년 내 100개의 샤오미 생태계 기업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2017년 스마트폰, 인터넷을 제외한 사물인터넷(IoT) 생활소비 제품 분야(샤오미 생태계 기업이 대거 포진한 분야임) 매출액은 전년 대비 약 89% 신장한 234억위안(약 3조 8300억원)을 기록했다. IoT 생활소비 제품 분야의 매출 비중은 2015년 13%에서 20.5%까지 올라온 상태다.

샤오미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베이징 중관촌(中关村)에서 시작된 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베이성 우한으로 핵심 사업부를 옮긴 까닭이 뭘까.

샤오미 오프라인 스토어 샤오미즈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몇개월 전 방문했었다. [사진 Mi.com]

샤오미 오프라인 스토어 샤오미즈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몇개월 전 방문했었다. [사진 Mi.com]

일단 레이쥔이 후베이성 출신이라는 게 컸다. 레이쥔은 대학도 우한대학 컴퓨터공학과를 나왔다. 우한시 정부에서도 샤오미를 적극적으로 밀어줬다. 2017년 레이쥔은 기업을 유치하는 우한시 초상국의 고문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 본보기로 샤오미 오프라인 스토어 샤오미즈자(小米之家) 판매 총사업부를 우한에 설립했다. 3년 내에 샤오미즈자 1000곳을 오픈하고, 5년 내에 매출액 700억위안(약 11조 5000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우한이라는 도시 자체도 매력적이다. 하이테크 산업단지 옵틱스 밸리에는 샤오미가 탐낼만한 기업과 인재가 모여있다. 게다가 제1본사가 있는 베이징에 비해 우한의 집값, 물가, 인건비 모두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며, 화중(중국 중부) 지역의  제1 요새로서 교통이 상당히 편리하다.

[사진 Brooks Canavesi]

[사진 Brooks Canavesi]

주목할 점은 샤오미가 베이징, 우한 외에 청두, 충칭, 난징, 선전 등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4월 레이쥔은 충칭시 정부와 전략 파트너십을 체결, 스마트 제조, 빅데이터, 신유통, 소비금융 등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청두의 지도자들을 만나기도 했는데, 청두는 레이쥔이 이사회 의장으로 있는 킹소프트의 사옥(본사는 베이징)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레이쥔은 청두의 IT 산업에 주목하고 있다.

2017년 10월에는 난징시 젠예구(建邺区) 정부와 투자 협약을 체결, 샤오미 화동 본부를 난징에 짓기로 했다. 경제 수준이 높은 장강 삼각주(长三角)의 우수한 제조 여건을 활용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연내에 난징에만 11개, 장쑤성 통틀어서는 60개의 샤오미즈자를 설립할 계획이다. '샤오미'하면 떠오르는 보조배터리를 만든 샤오미 생태계 기업 쯔미커지(紫米科技, ZMI)의 본사 또한 난징에 소재한다.

중국 IT 기업들의 1선 도시 엑소더스에 대해 현지 네티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1선 도시가 포화됐으니 다른 지역으로 옮기는 건 현지 고용창출 등 여러모로 좋은 생각인 듯.

샤오미는 투자, 화웨이는 투기야. 샤오미의 엑소더스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되지만, 화웨이가 둥관으로 간 건 땅값 올려 시세차익을 거두려는 수작이야!

시안에도 와줬으면... 취업이 너무 안된다ㅠ..

차이나랩 이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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