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협상 두 달째 꼬이자 … 문 대통령 다시 중재자로 등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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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며 자리에 앉기 전 상의를 벗고 있다. 오른쪽은 장하성 정책실장.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며 자리에 앉기 전 상의를 벗고 있다. 오른쪽은 장하성 정책실장. [김상선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북·미 협상의 중재자로 다시 한번 등판한다. 다음달 평양에서 열리는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3차 남북 정상회담은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게 1차 목표다. 지난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두 달째 이렇다 할 성과가 없다.

트럼프가 종전선언 받을 카드 #김정은이 내놓을지 주목 #9월 유엔총회서 종전선언설 나와 #정의용 휴가, 미·중 조율 나선 듯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3차 정상회담에서 4·27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대로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미국 등 주변국이 종전선언에 호응할 수 있는 선제 조치를 놓고 김 위원장과 어느 수준에서 합의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현재 미국은 종전선언을 하려면 북한의 비핵화 조처가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고, 북한은 종전선언이 체제보장의 첫 단추니만큼 서둘러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다. 실제로 지난 4·27 1차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이 본격 추진됐다. 북·미 정상회담이 무산 위기에 빠졌을 때도 5·26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이를 궤도에 다시 올려놓는 역할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회담에 좋은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9월 하순에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중이 종전선언을 하는 시나리오 등이 거론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종전선언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여러 차례 입장을 밝혀왔다”며 “미국뿐만 아니라 중국과도 관련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내 종전선언을 최우선 순위 과제로 두고 관련국들과 조율을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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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등의 역할도 주목된다. 청와대는 정 실장이 13일부터 여름휴가에 들어갔다고 밝혔지만 이 기간 동안 미국과 중국 등 주변국과 종전선언에 대한 입장을 조율할 가능성이 있다.

◆문 대통령, 16일 5당 원내대표 회동=이와 관련해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문 대통령이 16일 여야 5당 원내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대화할 예”이라며 “이번 회동은 대통령이 강조해 온 국회와의 협치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 수석은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민생경제 현안과 법안에 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며,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타이밍상 아무래도 청와대 회동의 최대 이슈는 9월 정상회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 문제가 논의될 수도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야 간에) 아직은 합의되지 않았는데, 아마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논의가 나오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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