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고의 오른쪽이 느슨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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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고는 아데바요르(아스널.사진) 한 명만으로도 충분히 두려운 팀이다. 프랑스 AS 모나코에서 뛰다 2005~2006시즌 중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옮긴 아데바요르는 데뷔전에서 골을 기록하는 놀라운 적응력을 보여줬다. 1m90cm의 장신임에도 스피드와 유연성이 뛰어나고 시야도 넓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아데바요르와 맞대결을 펼쳤던 이영표(토트넘)는 "개인 마크를 해서는 아데바요르를 잡을 수 없고, 협력 수비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원 스트라이커 아데바요르를 좌우에서 받치는 윙포워드 야오 세나야와 압델 쿠바자도 상당한 능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쿠바자는 놀라운 스피드와 화려한 개인기로 측면을 휘젓는 공격수다. 중간 거리 드리블에 능하고 슈팅도 좋은 쿠바자는 월드컵 아프리카 예선에서 3골을 넣었다. 토고의 세트 플레이를 도맡아 하는 세나야는 킥의 정확성이 돋보인다. 측면 크로스는 매우 날카롭고 정확해 수비진을 당황하게 한다.

하지만 아데바요르를 제외하면 토고 선수들 대부분이 유럽 2~5부리그에서 뛰고 있다. 게다가 주전으로 뛰는 선수도 많지 않다. 소속팀이 없는 무적 선수도 있다. 전반적으로 경기 감각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구나 한국과의 1차전은 토고 축구 사상 첫 월드컵 본선 경기다. 큰 경기 경험이 없다.

토고의 전력에서 부족한 부분은 수비력이다. 월드컵 예선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을 통해 보면 토고 수비수들은 순간 반응이 느리다. 따라서 강한 압박으로 다득점을 노려야 한다. 특히 오른쪽 수비수 마티아스는 오버래핑한 뒤 복귀하는 속도가 느리다. 왼쪽 윙포워드(박주영.설기현)와 왼쪽 윙백(이영표.김동진)이 이 공간을 파고들면 확실한 득점 찬스를 만들 수 있다. 토고의 가장 큰 약점은 전력보다는 팀 분위기다. 1월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당시 토고축구협회와 대표선수 사이에 보너스 지급을 둘러싼 갈등이 폭발했다. 급기야 스티븐 케시 감독이 물러나고 오토 피스터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아직도 돈 문제로 생긴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다. 케시 감독을 동정하는 쪽과 피스터 감독을 신뢰하는 쪽으로 선수단이 분열됐다는 소식도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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