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허우(80년대생) 직장인 샤오루(小卢)는 일년 전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세상을 떠난지 일년, 친구들은 여전히 그를 대신해 그의 ‘마이썬린(蚂蚁森林 개미숲, Ant Forest)'에 물을 주고 있다.
사막화 방지 탄소절감하는 '착한' 게임 #SNS기능 및 기업 공익이미지 강화 목적
샤오루 대신 나무를 심어서 그를 위해 이 세상에 무언가를 남겨주고 싶었어요
이 사연이 위챗으로 전파되면서 많은 네티즌들이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한편, 사막에 나무를 심고 물을 주는 공익성 게임 '마이썬린'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마윈의 알리바바는 중국인의 삶을 바꿔놓았다. 타오바오(淘宝)는 인터넷 쇼핑 열풍에 불을 지폈고, 중국 택배업의 발전을 가져왔다. 알리페이(支付宝)는 모바일 결제로 중국을 현금없는 사회로 바꿔가고 있다.
중국인들의 일상에 또 다른 문화를 창조하고 있는 알리바바의 상품이 또 하나 생겼다. 바로 알리바바 산하 앤트파이낸셜(蚂蚁金服)이 2016년 출시한 모바일 게임 '마이썬린(蚂蚁森林)'이다. 현재 약 3억명의 유저가 이 게임을 한다.
마이썬린은 에너지를 모아서 나무를 심고 기르는 간단한 게임이다. 여기서 '에너지'는 이용자 본인이나 알리페이 친구의 소비액을 바탕으로 축적된다. 일정 규모의 에너지를 모으면, 이용자의 명의로 사막에 나무를 한그루 심을 수 있다. 다시 말해, 마이썬린의 '성적표'는 이용자 혹은 이용자의 지인(친구)이 알리페이로 얼마만큼을 소비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자연스레 이용자가 알리페이로 결제하는 빈도수가 높아지도록 유도하고, 알리페이 앱 활성화를 이끈다. 알리페이 친구의 '에너지' 수집도 가능하기 때문에 이용자 간 소통이 늘어난다. 알리페이의 소셜 기능 강화, 이것이 바로 알리바바가 이 게임에 공을 들이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SNS 부문이 유독 약하다고 평가받는 알리바바로서는 알리썬린이 돌파구가 될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라이벌 텐센트와의 대결에서 유독 알리바바가 밀리는 분야가 바로 SNS다.
알리바바가 올해 초 중국 내 돌풍을 일으킨 일본 게임 '여행하는 청개구리(旅行青蛙 타비카에루)'를 손에 넣은 것 역시 게임을 통해 소셜 기능을 강화할 목적이라는 의견이 많다. 알리바바는 금년 4월 청개구리 게임을 개발한 일본 게임회사 히트포인트(HIT-POINT)와 협력해 해당 게임의 중국어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마이썬린'은 공익적 성격을 가진 게임이다. 알리페이 결제액에 따라 에너지를 축적하고, 그 에너지를 모아 나무를 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환경보호'를 위한 게임 답게 '걸음수'에 따라 에너지를 모을 수도 있다.
마이썬린은 '모바일 결제'와 '환경보호'를 연계, 소셜+금융+공익사업을 결합시켰다. 자사 앱 이용자를 '저탄소(탄소절감)'을 실천하는 친환경 이용자로 만들어주는 셈이다.
알리페이 유저들의 나무심기는 가상의 공간에서 끝나는 건이 아니다. 알리바바는 '마이썬린'을 통해 지금까지 약 5500만 그루 이상의 나무를 사막지대에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써 4만 제곱미터의 사막이 푸른 색으로 탈바꿈했다.
나무를 심은 이용자의 명의로 증서도 발급한다. 이용자들은 '사막화를 방지하고 환경보호에 기여한다'는 좋은 취지에 더 열심히 '마이썬린'에 들어가 에너지를 모은다.
마윈이 마이썬린에 힘을 쏟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알리바바는 마이썬린을 통해 소셜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대기업으로서 탄소절감과 환경보호에 앞장선다는 공익적 이미지도 함께 구축해가고 있다.
차이나랩 홍성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