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70% "업무중 딴짓, 집중력 향상에 도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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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원칙'으로 유명한 구글의 사내 전경. 수영장·스낵바 등 누구나 언제든지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다.

현금만 무려 120억달러를 갖고 있는 '인터넷 황제주' 구글은 사내 '20% 원칙'으로 유명하다. 근무시간의 20%를 회사 업무가 아닌 '딴짓'에 쓸 수 있으며, 이 시간을 모아 일주일에 하루 또는 한 달에 4일을 한꺼번에 쓸 수 있도록 한 것. 물론 회사는 이 20%의 시간에 차별화된 아이디어나 서비스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믿는다. '20% 원칙'의 매력에 이끌려 빌 게이츠가 이끄는 MS사에서 이직을 한 직원들도 있다. 실제로 이 원칙을 활용한 직원에 의해 구글뉴스와 지메일이 탄생하기도 했다.

국내에서 구글의 '20% 원칙'과 비슷한 '딴짓'에 관한 흥미있는 결과가 나왔다. 직장인 10명 중 7명은 업무시간 중 딴짓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이 직장인 14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9.8%가 '너무 집중이 안 될 때는 잠시 딴짓을 하는 것이 업무효율과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말해 업무중 딴짓이 활력소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업무 효율과 집중력을 떨어뜨린다'는 의견은 14.6%에 불과했다.

연령별로는 20대 72.3%, 30대 69%, 40대 55.2%, 50대 이상 23.8%의 순으로 '도움이 된다'고 답해 연령이 낮을수록 '딴짓'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딴짓의 종류로는 '웹서핑'이 31%로 가장 많았으며, '메신저 채팅' 28.1%, '미니홈피 및 블로그 관리' 12.3% 등의 순이었다.

딴짓은 성별에 따라서도 약간의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웹서핑(37.4%), '메신저 채팅'(22%), '동료와 잡담'(10.3%), '미니홈피,블로그 관리'(7.9%) 등을 즐겨했으며, 여성은 '메신저 채팅'(35%), '웹서핑'(23.7%0, '미니홈피,블로그 관리'(17.3%), '인터넷 쇼핑'(11.6%)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직원들의 딴짓을 방지하기 위해 회사에서 취하는 조치는 특별히 없는 곳(66%)이 많았으나, '미니홈피 등 차단'(15.9%), '메신저 사용 금지'(7.7%), '상사가 돌아다니면서 수시로 감시'(6.9%)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딴짓을 하다 상사에게 들켰을 경우 대처법으로는 68.1%가 '하던 업무를 마저 하며 모른척한다'를 꼽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기타'(17.2%), '다음부터 안 그러겠다며 핀잔을 듣고 만다'(10.5%), '업무와 관련된 일이라고 우긴다'(2.3%), '그 시간만큼 야근하겠다고 한다'(2%) 등이 있었다.

한편, 업무 시간에 딴짓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딴짓할 시간이 없어서'가 46.3%로 가장 많았고, '업무 효율을 떨어뜨리므로'(29.3%), '양심에 걸려서' (24.4%)가 뒤를 이었다.

사람인의 김홍식 사업본부장은 "공부와 마찬가지로 업무 역시 얼마나 오래하느냐보다는 얼마나 집중해서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집중이 되지 않는데도 무조건 일을 하는 것보다는 잠시 휴식을 통해 기분 전환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무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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