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경제] 광주의 '이코바이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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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전남대 산학협력관에 입주한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이코바이오. 20평 남짓한 연구실에 20여명의 임직원이 일하고 있다. 겉으로 보면 영세업체 규모다.

하지만 이 회사는 매출 50억원대를 올리는 내실있는 기업이다. 애완견의 장염을 예방하는'쥬뻬'와 구강청정제 '마이센스'등은 이 회사가 내세우는 히트상품.

톳.다시마 등과 식물에서 추출한 천연물질을 섞어 생산한 쥬뻬는 지난 7월부터 국내 최대규모의 애완견 유통업체를 통해 시판 중이다. 마이센스는 알콜 성분이 없는 신개념의 구강청정제로 꼽힌다.

이 회사 김광윤(金崙.42)사장이 가축과 사람 몸에 이로운 천연물질을 개발하고자 마음먹은 것은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전남대 생물학과 대학원 1학년 때 인체에 축적된 방사능 성분을 체외로 내보내는 신물질 개발에 관심을 갖고 일본 지바(千葉)현에 있는 국립 방사선의학연구소에서 3개월 동안 연구원으로도 근무했다.

귀국 후 전남대 의대 핵의학과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천연물질로 만들어진 항균제를 개발했다.

이것은 동물실험 결과 돼지 설사병 치료에 특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힘입어 98년 후배 2명과 함께 회사를 차렸다.

첫 개발 상품은 '글루코산민D(GD)'. 소.돼지 등 가축의 설사와 양식 어류 질환을 치료하는 항균 역할을 하는 천연물질이다.

이 물질은 중국 정부로부터 사료 첨가제 판매 허가를 받아 가축용 의약품으론 국내 처음으로 중국에 연간 3억원어치씩 수출하고 있다.

金사장은 "중국 정부가 최근 수입 사료첨가제를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으나 글루코산민D는 아무런 문제 없이 중국 내에 유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코바이오는 애완동물 치료제 시장으로도 발을 넓혔다.

애완견이 대장염으로 가장 많이 사망한다는 점에 착안한 金사장은 해초류와 한방 재료에서 추출한 물질로 젤리형 쥬뻬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입 안에서 녹여 먹는 필름형과 알갱이 형태 등 여섯 종류로 판매 중이고 해외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일본.미국.유럽 등지에 현지 판매법인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이코바이오는 또 전남대 생명공학부.광주과기원 생명공학과와 함께 질병 치료용 천연 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천연 호르몬을 비롯해 관절에 이로운 역할을 하는 신약을 5년 내 개발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올해 산업자원부.해양수산부.중소기업청에서 연구개발비로 모두 9억원을 지원받았다.

金사장은 "천연물에서 추출한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 회사의 주요 목표"라며 "벤처기업이 연구에만 몰두하다 경영관리를 제대로 못해 문을 닫는 것을 보고 최근에는 경영회계 공부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구두훈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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