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연극무대 창작극 풍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가을 연극계에 창작극공연이 풍성하다.
지금까지 연극 공연은 7대3 또는 6대4의 비율로 번역극이 단연 많았으나 올 하반기 무대에서는 창작극 수가 번역극 수를 앞지르는 드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월간『공연예술』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9∼10월 두 달간 서울·인천지역에서 국내극단이 공연한 연극은 『애니깽』등 모두 61편. 이 가운데 창작극이 33편으로 55%를 차지하고 있다.
11월 무대도 현재 소극장 공간사랑에서 공연중인 극단 민예극장의 『우리들의 김무용』(김영무작, 정현각색·연출)을 비롯, 극단 부활의『코리아게이트』 (이재현작·연출, 11일∼12월11일 실험극장 전용극장), 극단 성좌의『광대들의 D -45』 (양일권작·황남진연출, 14일∼12월8일 엘칸토예술극장), 연우무대 의 『4월 9 일』(이상우작·연출, 12월 1일부터 연우소극장)등의 창작극이 잇달아 올려지며 실험극장도 12월 공연 예정으로 『死의 찬미』(윤대성 극본, 윤호진연출)를 준비중이어서 창작극 붐은 계속될 전망.
이 같은 집계는 공윤 대본 심의 집계에서도 드러나는데 10월31일 현재 금년도 연극 심의 편수는 2백69편으로 창작극이 전체의 56.1%인 1백51편을 차지함으로써 번역극을 앞지르고 있다.
이처럼 창작극 공연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지난 4월 공윤이 국내창작극의 경우 대본의 수정·보완 또는 반려등을 하지 않기로 함으로써 실질적인 심의 폐지 효과를 낳은 것이 주원인.
이에 따라 그간 심의에 묶여 공연되지 못했던 『나폴레옹 꼬냑』(김지하작),『대왕은 죽기를 거부했다』(이근삼작)등의 작품공연이 가능해졌고, 이같은 분위기로 심의는 거쳤으나 타의에 의해 정작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증인』(신명순작)등의 작품공연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또 실질적인 심의폐지효과에 따라 소재의 제한도 없어지게 돼 정치 풍자극 발표라든가, 정치성이 짙은 사건실화인 『코리아게이트』등의 작품제작이 가능해지게된데도 창작극 붐의 원인이 있다.
여기에 지난 85년부터 계속돼 온 문예진흥원의 공연예술창작 활성화 방안으로 연극에 주어지던 창작지원(지원금 1천1백만원)이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아 86년 2편에 불과했으나 금년에는 3차에 걸쳐 21편이 신청하여 4편 선정으로 대폭 늘어난 것도 창작극 공연이 활발해진 한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홍은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