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우량주더냐 … 1년간 수익률, 지수 상승률 크게 웃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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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스피 지수가 1450을 넘나들면서 증시의 상승 랠리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환율 하락과 유가 급등, 주요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 증시를 둘러싼 악재도 속속 나타나 신중한 투자를 주문하는 시각도 고개를 든다. 전문가들은 요즘처럼 종목 선택이 고민될 때에는 탄탄한 수익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량 종목에 장기 투자하는 게 '모범 답안'이라고 입을 모은다.

◆우량주 장기 분산투자가 정석=대표적인 우량주로 꼽히는 삼성전자는 올해 맥을 못췄다. 올초 65만9000원이던 주가는 지난 4일 현재 64만5000원으로 뒷걸음질쳤다. 3월에는 60만원선이 무너질 뻔하기도 했다. 그러나 기간을 늘려잡으면 얘기는 달라진다. 3년전 삼성전자의 주가는 30만7000원. 삼성전자의 기업 가치를 믿고 3년간 장기 투자했다면 100%가 넘는 수익을 올린 것이다.

대우증권 이건웅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주가가 하락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보면 우량주를 오래 가지고 있다면 짭짤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본지가 지난해 4월 대우.한국투자.현대증권 등 10개 증권사 리서치센타장의 추천을 받아 보도한 '3년 장기 보유 유망종목' 15개의 성적을 중간 점검한 결과 수익률은 지난해 4월 이후 평균 62.7%를 기록했다. 은행 이자의 10배가 넘는 수익을 낸 것은 물론,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상승률(46.8%)을 크게 웃돌았다. <본지 2005년 4월 13일자 E9면>

현대건설.우리금융.LG상사의 수익률은 100%를 넘었고,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S-Oil 한 종목 뿐이었다. 올해 연초대비 수익률도 평균 5%로 코스피 지수 상승률(3.7%) 보다 높았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우량주에 투자했다면 주가 등락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오랜기간 느긋하게 기다릴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최근 현대차처럼 예상치 못한 변수가 터질 수 있는 만큼 우량주도 분산투자가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외국인도 '바이 앤 홀드(사서 갖고 있기)' 전략=삼성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고수익 비결로 대표 우량주의 장기투자를 꼽았다. 외국인들은 1998년 이후 지수가 크게 올랐을때도 차익실현을 하지 않았으며, 지수 저점에서도 투자 비중을 크게 늘리지 않았다. 우량주를 사서 뚝심있게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바이 앤 홀드'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외환위기와 IT(정보기술)버블을 거치면서 우리나라의 증시 체질이 개선됐고, 일부 기업들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성장했다"며 "선진 증시에서처럼 대표 우량주 장기투자라는 '투자 상식'을 지킨다면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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