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집값 불안 땐 투기과열지구 등 추가 검토"…후보지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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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 장관. [연합뉴스]

김현미 국토부 장관. [연합뉴스]

최근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집값이 들썩일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투기과열지구 등 추가 지정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주택시장이 안정된 일부 지방 조정대상지역에 대해선 해제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지방 조정지역 해제도 검토 #국토부 "후보지 정해진 것 없어" #서울시와 시장관리협의체 구성

국토교통부는 2일 8·2 부동산대책 1주년을 맞아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주택거래가 위축된 가운데 급매물이 소화되며 집값이 상승하는 반면, 지방은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시장 모니터링을 통해 과열이 확산된 곳은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조정대상지역 등 제도를 추가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지방 조정대상지역 중 시장이 안정되고 청약 과열이 진정된 곳에 대해선 조정지역 해제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투기과열지구나 투기지역은 8·2 대책을 통해 부활했고 조정대상지역은 박근혜 정부의 11·3 대책으로 나왔다.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투기지역으로 갈수록 대상 지역은 줄지만, 규제는 강해진다. 조정대상지역에선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 투기과열지구에서는 재건축 조합원 거래 금지, 주택담보대출비율(LTV)·총부채상환비율(DTI) 강화가 적용된다. 투기지역에선 투기과열지구 규제에다 주택담보대출 건수가 가구당 1건으로 제한된다.

조정대상지역은 서울 전역(25개 구)을 포함해 전국 40곳, 투기과열지구는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세종시 등 29곳, 투기지역은 서울 내 11개 구 등 12곳이 지정된 상태다.

김영국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아직 어디를 추가하고 해제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방침이 정해진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대구 수성구 범어동 아파트 단지. [연합뉴스]

조정대상지역에 들어갈 후보로 대구 수성구가 꼽힌다. 수성구는 다른 지역과 달리 조정대상지역을 뛰어넘어 바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대구 수성구 집값은 1년 전보다 7.5% 올랐다. 지방에서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투기과열지구인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는 투기지역 후보로 거론된다. 분당은 8·2 대책 후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집값 상승률(14.23%)을 기록했다.

지방 조정지역 해제 후보로는 부산 7개 구(해운대·연제·동래·수영·남·부산진구와 기장군)가 거론된다. 이 중 해운대구(-1.75%)는 올 들어 집값 하락 폭이 가장 컸다.

국토부는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대규모 개발사업에 대해서는 지자체와 협력을 강화해 시장 불안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기로 했다. 서울시의 용산·여의도 개발 계획과 관련해선 시장관리 협의체를 구성해 추진 상황을 관리하기로 했다. 첫 회의는 3일 열린다.

도시재생 뉴딜 사업의 경우 과열이 발생하는 지역은 후보지에서 배제하고, 선정 이후에도 사업 시기를 미루거나 중단할 방침이다. 주택임대차정보시스템(RHMS)을 조속히 가동해 다주택자의 주택거래와 보유 현황, 임대소득 등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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