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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죽은 세포 물러나야···이해찬, 대통령에 부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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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선거전의 발언 ‘수위’가 올라가고 있다. 기자회견과 언론 인터뷰 등에서 날 선 공방과 편 가르기가 벌어지면서다.

송영길 의원은 3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죽은 세포는 물러나고 새로운 세포가 생성돼야 조직이 건강하다"고 경쟁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며 세대교체론을 내세웠다.

더불어민주당 당권도전에 나선 송영길 의원이 31일 서울 성동구 서울시노동조합에서 열린 지부장 정기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당권도전에 나선 송영길 의원이 31일 서울 성동구 서울시노동조합에서 열린 지부장 정기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송 의원은 "생명체든 조직이든 신진대사와 순환이 돼야 건강할 수 있다"는 부연 설명과 함께 “제 나이가 56세인데 20대 국회의원 평균 나이인 55.5세와 가까워서 위아래를 통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했다.

인터뷰 진행자가 "지금 당 대표 후보 중에도 죽은 세포가 있느냐"고 묻자 "그렇게 직접 표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지만, 고령인 상대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진표 의원은 1947년생(71세)에 4선 국회의원이고 이해찬 의원은 52년생(66세)에 7선 국회의원이다.

송 의원은 "지금 가장 중요한 게 어떤 콘텐트로 문재인 정부에 도움이 될 사람인가인데, 잘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체력과 정력, 힘으로 뒷받침하는 게 부차적으로 필요하다"며 후보 중 상대적으로 젊은 부분을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당권도전에 나선 김진표 의원이 31일 서울 중구 SK 오픈 콜라보 센터에서 열린 경제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 당권도전에 나선 김진표 의원이 31일 서울 중구 SK 오픈 콜라보 센터에서 열린 경제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에 김 의원은 "개혁이나 혁신은 나이로 하는 것이 아니라 경륜과 의지로 하는 것"이라고 즉각 반박했다.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행자가 송 의원의 발언을 언급하며 "최고령 후보라 올드보이 이미지가 강하다"고 지적하자 김 의원은 "저를 잘 모르는 분들의 피상적인 관찰일 뿐"이라며 "금융실명제, 부동산 실명제, 주5일제 도입 등 우리나라 중요한 경제 개혁 중 제 손을 안 거친 게 없다"고 강조했다.

송영길, "대통령에게 선배는 부담스러워"

송영길·김진표·이해찬(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9일 각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부를 밝혔다. 민주당은 8월 25일 새 대표를 선출한다. [연합뉴스]

송영길·김진표·이해찬(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가 29일 각각 기자간담회를 갖고 포부를 밝혔다. 민주당은 8월 25일 새 대표를 선출한다. [연합뉴스]

이날 송 의원은 “후보 셋 중에 내가 가장 친문이다”는 발언도 했다. 그는 "이 의원은 (친문 보다는) 친노라고 이야기를 한다"며 "사실 문재인 대통령보다 선배였고 더 윗사람인데 대통령 입장에서 오히려 부담스럽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세 후보 중에 제가 가장 최근까지 대통령과 함께 전용기를 타고 모스크바에 가서 정상외교를 뒷받침 했다. 제가 당 대표가 돼야 당·정·청 관계도 가장 원만하게 소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가 친문 세력의 좌장인 이 의원을 밀어준다는 정치권의 추측에 대해서도 "그런 말을 하는 사람은 문 대통령을 몰라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부정했다. 송 의원은 "일부 청와대에 있는 비서관이나 실장이 자신의 개인적인 견해를 말할 수는 있지만, 대통령은 (당 대표 선거에) 절대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제가 청와대 관계자들과 수시로 소통하고 있어서 대통령이 그런 원칙을 지키고 있다는 걸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로 나선 이해찬 의원이 3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 주자로 나선 이해찬 의원이 31일 오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의원도 반격에 나섰다.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 의원은 "문 대통령과는 서로 격의 없는 사이여서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정부 때 문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서 수시로 당·정·청 협의를 하며 소통했다"며 "대통령, 총리, 당 대표는 각자의 역할이 있는 만큼 서로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나이가 많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혁신은 시대정신에 맞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에 맞는 정책을 탑재하는 것이지 나이로 하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송 의원은 최근 당 대표 선거의 쟁점으로 부각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조폭연루설에 대해서는 "전당대회 쟁점으로 이 사건이 들어오는 것은 당의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해찬 의원의 핵심 측근인 이화영 전 의원이 지금 경기도의 부지사로 가 있어서 이를 공격하기 위한 빌미로 활용한다는 오해가 나올 수 있다"며 "이런 논쟁에 빠지면 우리 당이 정작 논의해야 할 이야기를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뉴스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경기지사. [뉴스1]

이에 김 의원은 "(이 지사 조폭연루설은) 정치공학적으로 복잡하게 연결해서 말한 것이 아니다"며 "당의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데 사법적 판단이 끝날 때까지 4~5년을 기다리면 계속 당이 시달릴 수밖에 없으니 분명하게 입장 정리가 필요하다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설훈, "김진표 사과해야"

이날 더불어민주당의 설훈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진표 의원을 비판했다. 그는 김 의원이 ‘폭력 조직 유착설’에 연루된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당을 요구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가짜뉴스인 줄 알았다. 김진표 의원이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뉴스1]

설 의원은 “김진표 의원이 이재명 지사에 대해 공격적으로 말하는 것을 보고 대단히 심각하다고 생각했다”며 “(김 의원이)해서는 안 될 일을 했다”고 지적했다. 또 “김 의원의 단점은 관료 출신이라는 것이고, 관료가 가진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며 “평소 김 의원답지 않은 자세를 보였다. 대단히 충격적”이라고 했다.

설훈 의원은 김해영·박주민·박광온·박정 의원과 황명선 논산시장과 함께 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했다. 여성 최고위원 후보로는 남인순·유승희 의원이 등록했다. 여성할당제에 따라 여성 후보 중 다수득표자 1명은 최종 5위 안에 들지 못해도 최고위원이 된다.

송승환 기자 song.seunghw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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