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끝내고 왔다" 인파 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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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폐막을 하루 앞둔 23일 일요일 잠실경기장엔 4만여 관중이 운집, 모처럼 2층 관중석에서도 박수가 터져 나와 경기장 분위기가 고조.
특히 평일의 학생·사회단체 등 동원성 관중보다 가족·친구 등과 같이 자발적으로 찾아온 사람들이 많았고 『가을추수가 끝나 구경왔다』는 시골사람들도 많아 장애자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확산됐음을 입증.
○…미국의 시각장애자 수영선수인 「존·트리셔」양 (24) 은 23일 금메달2개를 추가, 장애자올림픽 사상 최대인 12관왕의 위업을 달성.
「트리셔」양은 평영 50m· 자유형 1백m등 자신이 출전한 12개 세부종목에서 모두 금메달을 따내는 경이를 이룩했는데 이번 서울대회에서는 한국의 손훈군 (19· 육상) 등 4관왕 이상만 10명이 탄생되기도.
○…23일 오후 2시10분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남자뇌성마비 4백m계주결승에서 한국의 홍덕권(19) 강성국(24) 송순달(21) 손훈 등 4명은 2위 미국팀을 10m이상 차이로 따돌리고 우승해 4만여 관중이 열광. 이중 손훈 선수는 이날 우승으로 1백·2백m·멀리뛰기 우승에 이어 4관왕의 영예를 차지.
○…23일 사격 마지막날 공기소총 여자하지마비 무릎쏴부문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어 이번대회 사격 3관왕이 된 호주의 「엘리자베스·코스말라」씨(46)는 이번 대회를 포함, 5번째 장애자올림픽에 참가, 통산 10개의 금메달을 따낸 베테랑.
「코스말라」씨는 『론볼링에 참가한 남편이 금메달을 딴것이 더 기쁘다』며 『이제는 올림픽에 그만 나가고 두 자녀의 교육에 더 신경을 쓰겠다』고 현모양처임을 강조.
○…사격단체전에서 금메달이 유력시되던 한국팀은 23일 경기 마지막날 서독의 여자선수 「로레인·슈츠」씨가 무릎쏴 부문에서 예상을 뒤엎고 3백92점을 기록, 총점 2점차로 역전돼 은메달에 머무르자 무척 서운한 표정. 서독팀은 예상치 못한 금메달 획득의 수훈갑이 된「슈츠」선수 주위에 몰려들어 잔칫집처럼 법석.
○…23일 양궁 뇌성마비 50m 종목에 출전한 미국선수「미첼·와나스코스」군 (17) 은 한쪽팔이 굽어져 활시위를 이로 물어 당겨 화살을 쏘는 모습.
「와나스코스」군은 탁구 등 한 팔로 할 수 있는 운동도 많지만 양궁이 좋기 때문에 무리해서 활을 쏘는 것이라며 비록 점수는 참가선수 중 가장 뒤떨어지지만 『자신이 일단 하고싶은 것을 꼭 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아니냐』며 오히려 반문.
○…23일 유도경기장은 한국팬들의 유도에 대한 인기를 반영, 드물게 2천여명의 관중이 모인데다가 기독교단체·지역 부녀회 등에서 각종 플래카드와 부채 등을 동원, 응원전을 벌여 마치 88서울올림픽의 열기를 다시 보는 느낌.
마침 상무종합경기장을 방문한 노태우 대통령내외가 오후 3시쫌 유도경기장을 방문, 20분동안 95㎏급 준결승경기 및 일본과 영국의 60㎏ 결승전을 관람.

<선수촌>
○…폐막을 하루 앞둔 23일 선수촌 곳곳에는 그 동안 정든 선수·임원들이 끼리끼리 모여 서로의 주소와 기념품을 교환하거나 같이 합창하는 등 석별의 정을 나누는 모습들.
이날 오후9시30분부터 선수들의 즐거운「놀이터」였던 소시얼텐트가 문을 닫게되면서 디스코경연대회가 벌어지기도 했으며 기독교·천주교·불교·이슬람관 등 4개 종교관은 마지막 일요일 예배 등을 보기 위해 몰려든 선수·임원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폐회식이 다가오자 각국선수들이 쇼핑을 위해 이른 아침부터 주차장에 몰려 선수촌측은 당초 경기장으로 운행하려던 셔틀버스를 쇼핑객을 위해 이태원행으로 바꿔 운행토록 긴급조치.
이 때문에 평소 1시간간격으로 운행되던 쇼핑차량이 이날은 30분 간격으로 운행돼 1천명의쇼핑객을 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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