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MB 저격수’ 김백준 오늘 1심 선고 나온다

중앙일보

입력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연합뉴스]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연합뉴스]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MB 집사'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78)에 대한 1심 선고가 26일  열린다. 이 전 대통령과 '공모' 관계에 있는 그의 범죄 사실을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지 선고 결과가 주목된다.

뇌물방조 혐의 등 오후 2시부터 선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 이영훈)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방조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선고 공판을 이날 오후 2시에 연다.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2008년과 2010년 두 차례에 걸쳐 각각 김성호, 원세훈 전 국정원장으로부터 국정원 특활비 4억원을 건네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기획관이 유죄를 선고 받으면 이 전 대통령도 관련 혐의 유죄 가능성이 커진다. 앞서 검찰은 김 전 기획관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하고 벌금 2억원의 선고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가 국정원이 대통령과 청와대 측에 건넨 특활비의 성격을 '뇌물'로 판단할지는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다른 재판부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를 유용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하고 국고손실 혐의 만을 유죄로 인정했다. 부정한 방식으로 하급 기관의 예산을 받았지만, 전달한 돈이 어떤 대가를 목적으로 한 상납성 뇌물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MB “보호하고 싶다”→“양심 가책 느낄 것”

5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정식재판에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 [중앙포토]

5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정식재판에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 [중앙포토]

김 전 기획관은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법정에 세우는 데 핵심 역할을 한 ‘키맨’이었다. 그는 이 전 대통령과 관련한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각종 혐의를 인정하며 자백을 쏟아냈다. 지난달 최후 진술에서도 “제가 한 일을 모두 인정하고 아무런 변명도 안 하겠다. 어리석은 판단으로 잘못한 점에 대해 다시 한번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김 전 기획관에 대한 이 전 대통령의 태도도 돌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앞서 자신의 첫 공판에선 “김 전 기획관을 가능한 보호해주고 싶은 심정이다.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재판에서 공개된 이 전 대통령의 진술 조서에는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이라며 김 전 기획관을 비난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 김 전 기획관의 정신과 진료 사실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은 김 전 기획관의 경도인지장애(기억력과 인지 기능이 저하된 상태) 진료 기록을 요청하며 “진술 증거능력의 신빙성을 다퉈야 한다”고 주장했다.

MB 측근 1심 윤곽…‘휴정기’에도 재판 진행될 듯

김 전 기획관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지면 이 전 대통령 최측근들의 1심 윤곽이 드러난다. 앞서 지난 3일에는 이 전 대통령의 ‘재산관리인’ ‘금고지기’로 불렸던 이병모 청계재단 사무국장이 1심에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전 대통령 재판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의 법원 여름 휴정기에도 계속해서 진행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방대하고 다툴 부분이 많아 휴정기에도 특별히 속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